“밤에도 고온다습한 공기 들어와 ‘열대야’ 현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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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고, 열대야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등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어 "남쪽에서 북서진하는 태풍 '카눈'이 바람을 형성시켜 남쪽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추가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밤에도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와 열대야 현상이 급증하게 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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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물린 고기압에 갇힌 한반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뒤덮은 두 개의 더운 고기압 기단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뉴시스와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이날 최고체감온도는 35도 안팎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지역 낮 최고기온은 서울 35도, 대전·전주·광주·대구 36도, 부산·제주 34도 등 31도에서 36도를 오르내리겠다.
밤에도 더위는 이어지고 있다. 제주는 올해 들어 이미 24일째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강릉도 지난달 22일부터 9일째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는 우리나라 대기를 뒤덮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 두 기단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엘니뇨의 영향이라고 진단한 전문가도 있었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열돔(HEAT DOME)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에 머물며 대기 하층에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하고 있고, 그 위쪽 대기 상부에선 티벳 고기압 가장자리로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며 "대기 상·하층이 뜨거운 공기로 차 있다"고 했다. 다만 "이는 두 개의 고기압이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으로, 기압계의 정체로 열이 축적돼 형성되는 열돔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 역시 "공기의 흐름이 빠른 편이라 열돔 현상이라 보긴 어렵다"며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봤다.
그는 이어 "엘니뇨 시기엔 적도 지역으로부터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뜨거운 공기가 밀려 올라오는 경향을 보이는데, 엘니뇨 첫 해인 올해 그런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따뜻해지는 현상으로, 라니냐(바다의 수온이 따뜻해지는 현상)와 번갈아가며 3~7년 주기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가량 높으면 엘니뇨로 본다. 지난번 엘니뇨는 전 지구적 무더위가 찾아왔던 2016년 발생했다. 올해는 엘니뇨가 시작하는 해다.
이런 무더위가 말복을 넘어서도 지속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김 교수는 "보통 말복이 지나면 여름도 끝나간다고 하는데, 문제는 여름의 폭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며 "최근엔 9월에도 더운 날이 많았고, 10월에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집중호우 등의 변수가 있겠지만, 폭염이 계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우 통보관 역시 "다음 주까지도 우리나라 낮 최고 기온은 33~35도에 육박할 것이라 예측된다"며 "당분간은 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남쪽에서 북서진하는 태풍 '카눈'이 바람을 형성시켜 남쪽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추가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밤에도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와 열대야 현상이 급증하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통계적으로 보면 8월이 여름 중에 가장 덥다"며 "우리에겐 아직 8월이 남아있는 셈"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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