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막혀버린 마을 길…해결책 ‘골몰’

[KBS 청주] [앵커]

매일 지나던 길을 어느 날 땅 주인이 나타나 갑자기 막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법정 도로가 아닌 관습상 도로에선 종종 벌어지는 일인데요.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자치단체도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주의 한 마을.

포장된 비좁은 길을 차들이 조심스럽게 지나갑니다.

마을 주민들이 수십 년 넘게 사용한 길입니다.

하지만 이 땅은 법적으로 도로가 아니라, 개인이 소유한 밭입니다.

이처럼 서류상으로는 사유지이지만, 실제 마을 길로 쓰이고 있는 땅을 관습상 도로, 비법정 도로 등으로 표현합니다.

최근 이런 관습상 도로를 두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땅 주인이 하루아침에 길을 막아버리는 등 크고 작은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법적으로 사유지여서 자치단체나 경찰이 중재에 나서기도 어렵다는 점입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관습상 도로가 얼마나 되는지, 현황 파악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일부 자치단체는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충주시는 지난해 28곳의 관습상 도로를 직접 사들여 공공용지로 편입시켰고, 올해도 추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봉선/충주시 지적재조사팀장 : "비법정 도로를 일제 조사해서 체계적인 관리와 순차적 보상을 확대할 계획에 있습니다."]

분쟁 거리가 해결된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김종옥/충주시 문화동 : "이제 보행하는데도 그렇고, 연탄 나르기도 수월해졌고 지금은 불편이 없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자치단체 보상을 악용하려는 통행 방해 행위가 더 늘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영상편집:정진욱/그래픽:박소현

송근섭 기자 (sks85@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