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만 줄고 수출은 제자리…두 달째 ‘불황형 흑자’
전기차 수출 호조·반도체 부진
대중 무역 적자폭 점차 줄어들어
원유가 하락에 수입액 25% 급감
무역수지가 수출이 늘지 않고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흑자가 나는 ‘불황형 흑자’를 두 달째 기록했다. 정부와 업계는 세계 경기 회복 움직임에 따라 4분기부터는 수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무역수지가 11억3000만달러로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두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602억달러) 대비 16.5% 줄어든 50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0% 증가한 59억달러로 가장 돋보였다. 대미 수출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품목인 전기차·양극재 수출이 각각 103.4%, 29.3%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일반기계(3.2% 증가)와 가전(2.5% 증가)도 선방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품목들은 여전히 부진하다. 석유제품(-42%), 석유화학(-25%), 철강(-10%)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주력제품인 반도체 수출이 33.6% 줄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큰 폭(-41.7%)으로 줄어들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전기차 유행으로 투자가 잇따르는 2차전지마저도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주가 이어지고는 있으나, 아직 생산라인 증설이 진행 중이라 수출 물량은 제한적인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별로도 중국(-25.1%), 아세안(-22.8%), 미국(-8.1%), 유럽연합(-8.4%), 중남미(-6.7%), 중동(-3.0%) 등 주요 권역 수출이 모두 줄었다. 다만 7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12억7000만달러로, 지난 3월의 27억1000만달러 적자 이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 위축에도 무역수지 흑자를 낸 것은 수입이 더 급격히 줄어든 때문이다. 지난달 수입은 48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653억 달러) 대비 25.4%나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유(-45.8%)·가스(-51.1%)·석탄(-46.3%) 등 주요 에너지 수입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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