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 기후에 ‘사과 탄저병’ 비상
고산지대선 갈색무늬병도
집중호우 끝에 찾아온 폭염으로 사과나무 병해충이 평년보다 일찍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지난달 27일 사과 주산지에서 병해충 발생 여부 조사 결과 영주·봉화·청송 등지에서 탄저병이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예년보다 열흘 빠르다.
사과 탄저병은 과실이 익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열매에 흑갈색 반점이 생기면서 부패시켜 상품성을 떨어트리고 수확량도 줄게 만든다. 23∼27도 수준의 고온과 계속된 강우 등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기승을 부린다.
탄저병이 발생한 경북 북부지역은 지난달 비가 내린 날이 20일을 넘었다. 강수량은 영주(654㎜)·봉화(431㎜)·청송(316㎜) 등 지난해의 2배가 넘었다. 평균기온도 23∼25도로 탄저병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 조건을 갖췄다. 경북농업기술원은 “탄저병 방제를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등록된 약제를 집중 살포해야 한다”고 했다. 방제작업에 앞서 병든 과실을 따내 전염원을 제거해야 탄저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지대가 높은 산간 지역 과수원에는 잎을 조기에 떨어지게 하는 갈색무늬병이 발생한 곳도 많아 철저한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갈색무늬병은 장마 등으로 연일 비가 내리고 난 뒤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 생기는 전염병이다. 조영숙 경북도 농업기술원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밀 예찰과 방제 정보 제공을 통한 적기 방제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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