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배달 위험하면, 하늘길로 가면 되죠
올 국토부 ‘실증도시 구축 공모사업’ 선정에 민관 공동 추진
이용료 3000원…11월까지 반려견 놀이터 등 배달점 3곳 추가
“와아~ 하늘에서 드론이 내려온다!” 1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탄천 구미동 물놀이장에 ‘배송 드론’이 등장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성인 몸통만 한 크기의 드론이 굉음을 내며 물놀이장 상공을 맴돌자 아이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하늘을 날던 드론은 점점 아래로 오더니 지상 5m가량까지 내려와 미리 준비된 장소에 물품을 떨어뜨렸다. 배송을 무사히 마친 드론은 다시 하늘로 떠올랐고 유유히 물놀이장을 떠났다. 아이들은 드론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을 옮기며 연신 “신기하다”고 말했다.
드론이 배송을 마치고 간 자리에는 검은색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상자에는 이날 물놀이장 이용객이 주문한 ‘치킨 한 마리’와 ‘콜라 1캔’이 들어 있었다. 이 음식은 하늘에서 떨어졌지만 여느 배달음식과 다르지 않았다. 치킨이나 콜라 모두 손상된 부분 없이 멀쩡했다.
‘국내 1호 드론 배달 주문 고객’은 가족들과 물놀이장을 찾은 이신구씨(43)였다. 이씨는 “주문 하고 음식을 받기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생각보다 간편해서 놀랐고 음식 상태도 좋다.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겠다”고 했다.
성남시는 이날부터 국내 최초로 도심 드론 배송 상용화(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민들은 주문 애플리케이션(제로랩, www.zerolap.com)을 통해 식사류(치킨·피자)와 간식(빙수·음료·과자), 방수기저귀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주문한 물품이 분당구 정자동 주택전시관 내 설치된 드론배달거점에 도착하면 드론에 적재한 후 미리 설정된 안전한 비행경로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서비스 이용료는 3000원이다. 현재 탄천 내 물놀이장 2곳(금곡공원 임시물놀이장, 구미동 물놀이장)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남시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탄천 잔디공원과 구미동 반려견 놀이터 등 배달점 2곳과 중앙공원 내 드론 배달거점 및 배달점 1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탄천 공원 드론 배송사업에는 디스이즈엔지니어링, 제이와이시스템, 베이리스, 세종사이버대, 이노스카이, BGF리테일 등이 공동 참여했다.
국토교통부 신성장 4.0 계획에 따라 드론 배송 상용화 표준 모델을 마련하고자 K드론 배송 상용화 추진단과 연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성남시가 국토부 공모사업인 2023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탄천은 차량이나 오토바이로 배송할 경우 산책하는 시민에게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이지만 드론은 하천 위의 안전한 길을 따라 비행해 신속하고 안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된 도시에 걸맞게 성남 시민들은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4차 산업 기술을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글· 사진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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