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 미래에 없어”…민주당 ‘노인 폄하’ 점입가경

신주영 기자 2023. 8. 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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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감싸다 논란만 키워
김 “폄하 의사 없어…유감”
당 일각선 비판 목소리 나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미래가 짧은 분”이란 노인 유권자 비유로 인한 ‘노인 폄하’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1일 김 위원장 발언을 두둔하면서 노인 유권자를 향해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혁신위도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며 오히려 양이 의원을 두둔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노인 폄하 발언으로 전혀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혹시 마음 상한 게 있다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당내에서조차 혁신위가 당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양이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위원장 발언을 “맞는 얘기”라고 옹호했다. 그는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며 “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그는 “미래에 더 오래 살아 있을 청년과 아이들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그러니 정치가 싫어도, 일부 언론과 일부 정치권이 끊임없이 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켜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 대 1로 표결해야 하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이 ‘여명 비례투표’라는 아이디어를 접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수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이 의원의 SNS 글에 대해 “(김 위원장) 발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한 글이었다”고 옹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연결을 이상하게 해서 노인 폄하인 것처럼 말씀을 하는데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제가 곧 60세다. 저도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느냐”고 강조했다. 다만 “오해의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퇴와 이재명 대표 사과를 요구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김기현 대표는 SNS에 “김 위원장 발언은 민주당의 노인 무시·비하 DNA의 화룡점정”이라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에서 양이 의원을 향해 “ ‘미래 짧은 분들’이란 노인 폄하 망언을 두둔하려다 ‘지금 투표하는 이들,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다’는 망언이 보태졌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 위원장의 문제 발언과 이를 옹호하는 양이 의원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본인들의 취지만 강조하면서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당을 쇄신해야 할 혁신위가 오히려 리스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상민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유권자로부터 표 하나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것 같다”며 “안 그래도 민주당이 오만하다고 보는데 혁신위의 발언을 국민이 곱게 보겠나”라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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