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공산당 신문·방송을 언론이라 안 해”…입맛 따라 ‘언론사 선별’ 속내
윤 대통령, 인사청문요청서 송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언론은 장악될 수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공산당의 신문, 방송을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 ‘언론을 선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야당은 “뒤틀린 언론관에 소름이 끼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경기 과천시 한 오피스텔에 마련한 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언론장악 논란’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09~2010년 국가정보원을 통해 언론장악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국정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한국방송(KBS) 간부의 정치 성향 등을 사찰하고 문건을 만들었다. 수사·재판기록에는 홍보수석실 비서관이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던 경향신문의 광고 수주내역을 알아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내가 만약에 언론장악을 위해 어떤 지시, 실행, 분명한 결과가 나왔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겠냐”며 “자세한 건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2017년 전후 ‘적폐청산’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광풍처럼 몰아쳤던 그걸 조선시대 사화라고까지 이야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대영 전 KBS 사장, 김장겸 전 문화방송(MBC) 사장 등이 교체되는 과정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지’ 존재하냐 되묻자 “본인들이 잘 아실 것”
야 “이동관 뒤틀린 언론관”
이 후보자는 “무책임하게 가짜뉴스, 특정 진영의 정파적 이해에 바탕을 둔 논리나 주장을 무책임하게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본 영역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과거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 신문·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실이나 진실을 전하는 게 아니라 주장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기관지라고 한다”며 “자유민주 헌정질서에서 언론 자유를 누리는 언론은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 후보자가 생각하는 ‘기관지’가 있냐”고 되묻자 “국민이 판단하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권은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낙인찍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방미 당시 비속어 파문을 보도한 MBC에 대해 “동맹을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 한다”고 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현 정권에 쏟아지는 불리한 보도를 싸잡아 공산당 기관지 취급했다”며 “지난 세월 국정원 등을 동원하며 언론을 공산당 기관지로 전락시키려 들었던 이 후보가 궤변을 늘어놓는 작태에 치가 떨린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또 색깔론인가”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논평을 내고 “청와대 핵심에서 국정원까지 동원해 비판 언론을 사찰해 언론인을 욕보이고 방송 장악으로 만들어 낸 MB 시절 친정부 관제 방송이 바로 이동관이 말한 ‘공산당 방송’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공정 보도 체계를 소중한 노동 조건으로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삶을 다 걸고 싸운 언론인에게 ‘방통위원장 이동관’은 결코 공존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보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을 받은 뒤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청문회는 오는 16~18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들·김윤나영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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