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낙타 체험 중 떨어져 사망… 법원 “여행사, 유족에 5억 배상”

[오늘의 판결]

2022년 12월 11일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 고원 앞에서 관광객들이 낙타를 타고 관광하고 있다./로이터

여행사가 인솔하는 이집트 여행에 참여해 ‘낙타 타기’ 체험을 하던 중 낙타에서 떨어져 숨진 60세 여성 교사의 유가족에게 여행사가 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지난 2019년 1월 말~2월 초 이집트, 튀르키예 등을 여행하는 9일짜리 관광 패키지 상품을 여행 업체 B사와 계약했다. 여행 중에 A씨는 이집트 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는 체험 관광을 하게 됐다. 그런데 낙타몰이꾼이 잠시 고삐를 놓은 사이에 A씨가 타고 있던 낙타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 이때 A씨가 낙타에서 떨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자 A씨 유족이 B사의 관리‧감독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일러스트=박상훈

이 사건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재판장 이원석)는 B사가 A씨 배우자와 자녀 3명에게 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난 6월 말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참여한 여행은 B사가 목적지, 일정, 서비스 등을 미리 정하는 ‘기획 여행계약’에 해당하므로, B사는 고객에게 여행 중 겪을 위험을 미리 알리고, 위험을 제거할 수단을 미리 강구하는 등의 ‘안전 배려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B사는 이집트 낙타 체험에서 낙상 사고를 처리한 경험이 있어 A씨가 낙타 체험 중 추락 사고를 당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B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현지 인솔자와 가이드가 낙타 체험의 위험성에 대해 A씨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은 과실, 역시 B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낙타몰이꾼이 고삐를 놓은 과실이 있었다”고 했다.

최근 B사가 A씨 유족에게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고 항소를 하지 않으면서 이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