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에서 드디어 해방되나”...시키면 뭐든 해내는 AI로봇 등장
네이버·구글·마이크로소프트 “새로운 미래”
별도 학습 없이도, 음성인식 만으로 임무 척척
구글 개발자가 명령하자 로봇 ‘RT-2’가 팔을 들어 올려 딸기만 바구니에 담았다. 이어 “장난감 차 가운데 독일산 차를 골라서 독일 국기 앞에 내려놓아”라고 명령하자 그대로 수행했다.
초거대 AI를 클라우드로 연결해 로봇에 장착한 모습이다. 그동안 수많은 로봇이 학습한 대로, 정해진 경로대로만 임무를 수행했다면 초거대 AI를 탑재한 로봇은 그 자율성이 상상을 초월한다. 별도 학습 없이도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정확히 사용자가 원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사람과도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초거대AI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가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천억개에 달하는 AI다.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초거대 A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접목 대상으로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상용화 영역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누구나 초거대AI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무료 도구인 ‘프롬프트 크래프트’를 내놓았다. 로봇 개발 업체가 이 도구를 활용해 손쉽게 초거대AI 로봇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MS는 “이 도구를 활용할 경우 별도 학습 없이도 수많은 공 가운데 농구공을 파악해 잡을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거대AI를 로봇에 연동하는 프로젝트는 빅테크 뿐 아니다.
미국 학계는 일찌감치 이런 연구에 나섰다. 프린스턴대는 지난달 청소봇인 ‘타이디 봇’을 시연했다. 그동안 로봇 청소기가 먼지만 빨아들이고 걸레질만 했다면, ‘타이디 봇’은 어지럽힌 방에 있는 쓰레기를 들어 올려 쓰레기 통에 옮겨 담는다. 특히 로봇은 70개에 달하는 전혀 다른 물체가 바닥에 놓여 있고 이를 11개로 분류하는 작업을 ‘척척’ 진행했다.
프린스턴대는 “현재 85%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이 같은 로봇이 청소 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는 이런 로봇을 응용해 세탁물이나 재활용품 분류 등에 직접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로잔연방공과대와 델프트공과대는 토마토를 수확하는 로봇에 초거대AI를 접목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이들은 초거대AI를 기반으로 토마토 수확 로봇을 설계한 경우다.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수확 로봇에 적합한 소재와 모터 등을 추천 받아 설계했다. 로반연방공대 연구진은 “LLM은 로봇 설계 단계부터 유익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만든 수확 로봇은 농장을 돌아다니며 토마토를 손상 없이 수확한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초거대AI를 휴머노이드에 도입해 인간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설립한 핸슨로보틱스는 ‘소피아’라는 휴머노이드에 초거대AI를 연결했다. 로봇은 실제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감정을 얼굴로 표출한다. 소피아는 삶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많은 사람이 올바른 삶의 방식이 단 하나라고 착각을 하고 자책을 하거나 타인을 업신여긴다”면서 “중요한 것은 함께 협력하고 훌륭한 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저녁 만찬에 초대할 만 한 사람이 누구인지, 트위터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답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한편 로봇 영역에 투자해 온 네이버는 초거대AI를 로봇에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2년 전 부터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연내 해당 로봇을 사내에 공개하고 이르면 3년 뒤 상용화를 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랩스는 그동안 △드로잉 로봇인 아르토원(ARTO-1) △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 △양팔로봇 앰비덱스(AMBIDEX)△ 고정밀 매핑 로봇 M2 △ 도로자율주행 로봇 알트(ALT) 등을 잇따라 개발했는데 이를 크게 업데이트 한다는 것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그동안 로봇은 특정 지역에서는 잘 작동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제대로 적응을 못했다”면서 “하지만 초거대AI를 장착할 경우 적응 시간이 매우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 로봇이 일반 범용 로봇으로 변모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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