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세'의 명과 암 [최대환의 열쇠 말]
최대환 앵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보건통계를 내놨는데,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이 83.6세로 나왔습니다.
OECD 평균보다 3.3년이 긴 데다, 우리보다 긴 나라는 일본과 스위스 단 두 나라 뿐이었습니다.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점은 예방과 치료로 질병을 막을 수 있는 사망을 뜻하는 회피가능 사망률도 매우 낮았는데, 이건 우리의 의료 서비스 수준이 그 만큼 높다는 걸 뜻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의료 기반시설인 병상수가 OECD에서 가장 많았고,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횟수 또한 연간 15.7회로 OECD 국가 중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의료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병원을 자주 찾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기대수명 83.6세의 원동력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OECD 평균을 훌쩍 넘어 해마다 높아지는 기대수명을 마냥 좋아만 하기에는, 몇 가지 고민해봐야 할 점들이 발목을 잡습니다.
먼저, 충분한 병상 자원과 잦은 진료에 비해 의사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멕시코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 OECD 평균 3.7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꼴찌 수준입니다.
여기에다 자살 사망률이 여전히 OECD 최고라는 사실 또한 우리로 하여금 쉽사리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하게 합니다.
통계는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지표로 삼을 때 의미를 가집니다.
오래 살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 지에 고민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정책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 말, '83.6세'의 명과 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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