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 암 사망률 1위이지만… 표적·면역 항암제 개발돼 치료율 높아져

권대익 2023. 8. 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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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8월 1일은 '세계 폐암의 날', 폐암 인식 제고·환자 지원 위해 제정
게티이미지뱅크

8월 1일은 ‘세계 폐암의 날’이다. 미국흉부의사협회(CHEST), 국제 호흡기협회(FIRS), 국제 폐암연구협회(IASLC)가 폐암 인식 제고와 환자 지원을 위해 2012년 제정했다.

폐암은 암 사망률 1위로 국내에서 가장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다.

폐암의 5년 생존율은 36.8%로 다른 암종 대비 낮은 편이다. 2021년 국내 사망 원인 통계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 명당 36.8명으로 가장 높다. 또한 폐암을 진단받고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36.8%에 불과하다(2020년 국가암등록통계). 전체 암 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 71.5%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이는 폐암이 겉으로 드러나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그만큼 치료가 힘들고 생존율이 낮은 암, 어려운 암이 폐암이다.

그러나 높은 사망률과 낮은 생존율에도 폐암은 더 이상 두려운 암이 아니다. 하직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폐암 치료에 표적 항암제나 면역 항암제 등 새로운 항암 전략이 적용되면서 치료가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 폐암이 가장 무서운 암으로 꼽힌 이유는 어려운 진단과 낮은 생존율에 있다. 하지만 치료가 다른 장기 암보다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또 금연과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발견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다.

폐암이 완치되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다. 하직환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완치되지 않는 병이라 하더라도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잘 조절하면 되는 하나의 병인 것처럼 이제는 폐암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 중 하나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된다”고 했다.

보통 큰 장기에 생기는 암은 진단이 어렵다. 장기를 감싸고 있는 바깥 부분에 대부분 증상을 느끼는 감각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폐는 비교적 큰 장기다. 폐 안쪽에 작은 덩어리가 생긴다 하더라도 증상을 바로 인지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또 두 개가 있어 호흡곤란 같은 폐 기능 문제에 의한 증상도 나중에 생기게 된다.

폐암의 가장 큰 유발 요인은 흡연이다. 폐암의 70% 정도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폐암 발생 위험을 13배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스스로 폐암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다.

최소 20년 이상 노출되고 매일 여러 차례씩 접하게 되는 반복된 행동인 흡연은 그만큼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에는 29년의 간격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20세에 흡연을 시작해 40세에 금연했더라도 60세 이후에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담배를 피우다가 끊었더라도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하직환 교수는 “55세 이후부터 점차 발생 빈도가 늘기에 흡연과 같이 위험 요인이 있으면 연 1회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위험 요인이 없어도 국내 폐암 환자 중 비흡연자가 30%에 육박하는 현실을 고려해 55세쯤에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폐암에 대해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폐암 환자의 30%에 해당하는 여성 폐암, 그리고 비흡연자 폐암 환자다.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이 폐암에 걸리게 되는 이유는 간접 흡연과 더불어 유해 물질 흡인, 미세먼지 등과 같은 인지 하거나 조절하기 힘든 환경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요리할 때 생기는 미세먼지(유증기)도 폐암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불필요한 연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환기를 잘해야 한다.

결국 유해 발암 물질에 노출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필요할 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폐암 예방의 중요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폐암은 1, 2기가 초기, 3기가 중기, 4기가 말기로 분류된다. 진단 시 40~45%가 1, 2기, 20~30%가 3기, 40%가량이 4기에 진단된다.

1, 2기는 기본적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4기는 완치를 기대하기보다 항암 치료로 암의 진행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치료, 관리 방침을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술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치료 방침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직환 교수는 “항암 치료가 다양해지고, 부작용도 줄고 있기에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적극 찾아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연구가 있다면 설명을 잘 듣고 꼭 동참하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하 교수는 “이제 4기를 말기라고 부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며 “치료법이 다양한 병은 더 이상 말기 병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폐암은 다른 암보다 90%를 상회하는 확실한 예방법이 있다. 첫째는 금연, 둘째는 폐암 검진이다.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물질의 흡인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본인이 조절 가능한 금연은 최고의 예방법이다. 금연만한 것이 없다. 이미 담배를 피웠다면, 또 피우고 있다면 적극적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완치를 노려보면 된다.

하직환 교수는 “이 경우도 수술을 위한 폐 기능 확보를 위한 적극 금연과 건강 관리는 필수”라며 “이미 진행돼 수술을 하지 못하는 폐암을 진단받은 경우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적극 찾는다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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