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맞나?”…새로 그린 춘향 영정 ‘어우동’ 논란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8. 1. 2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 춘향 영정 [제공 : 남원시]
친일 논란으로 철거된 춘향 영정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 그린 춘향 영정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댕기머리를 한 10대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40~50대 ‘어우동’이 연상된다는 지적이다.

1일 인간문화재 신영희 국창 등 국악인들은 남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춘향 영정을 다시 그려 봉안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새 춘향 영정에 대해 “가상의 거대한 쪽을 어깨에 얹고 있고, 얼굴은 남장여자에 16세로 볼 수 없는 40~50대의 나이든 모습이며, 의복은 어우동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댕기머리를 한 16~18세의 소녀이자 대표적인 여인상으로서 온국민이 사랑하는 영정을 기대했지만 베일을 벗은 새 영정은 이와 너무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국악인들은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영정추진위원들이 영정을 그리는 과정을 세 번이나 보고 왔다고 하면서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봉안을 했다는 것은 작가나 남원시장이나 남원문화원장이나 추진위원들이 모두 춘향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판소리 춘향가로 춘향을 세계적 인물로 살려낸 우리 소리꾼들은 가상의 큰 쪽을 찌고, 40~50대 나이에 남자같은 얼굴을 하고, 어우동이 연상되는 의상을 입은 김현철의 그림을 절대 춘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남원시는 춘향사당에 봉안했던 춘향 영정이 친일 작가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밝혀지자 2020년 10월 철거하고 새 영정을 제작했다. 새 영정은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김현철 작가에게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1억7000만원이 투입됐다. 고증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최대한 반영하는 데 노력했지만 새 영정은 공개 직후부터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