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시설에서 시작된 산사태‥"SOC 설계기준 바꿔야"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 장마에 내린 폭우로 피해를 입은 철도와 송전탑 수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회 간접시설이 끊기고 무너지면 그것만으로도 피해 규모가 클 수밖에 없지만 이때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2차 피해까지 일으키고 있습니다.
설계기준부터 관리체계까지 바꿔야 할 게 많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4일부터 운행이 중단된 영동선.
선로를 받치던 땅이 휩쓸려 나가면서 철로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습니다.
철길 옆에 서 있던 철제 전봇대는 엿가락처럼 휘어졌고, 철조망도 옆으로 쓰러진 채 끊겨있습니다.
선로를 따라 가보니, 군데군데 산에서 쏟아진 흙더미와 나무들에 뒤덮여 아예 철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철도 한가운데에는 산에서 굴러온 바위가 박혀 있고요.
전선들도 모두 끊어진 상태입니다.
산사태는 철로 바로 아래 주택과 축사까지 이어졌습니다.
무너진 흙더미에 각종 철도 구조물이 뒤섞여 집 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토사가 집 바로 앞까지 쏟아졌는데요. 집이 조금만 옆에 있었다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산사태 방지시설 할 건 하고 그다음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은 개량하고 이런 사업을 안 하면 이 노선은 이제 반복적으로 비만 오면 터지겠죠."
산 중턱에 세운 송전탑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장맛비로 탑 아래 지반이 깎여나갔기 때문인데 임시로 비닐을 덮어둔 상태입니다.
지반이 무너지면서 산사태도 발생해 토사가 산 아래까지 쓸려 내려갔습니다.
송전탑에서 비롯된 산사태는 이곳만이 아닙니다.
송전탑을 시작점으로 움푹 파인 골짜기가 산 아래까지 이어집니다.
토사는 산자락에 있는 밭까지 쏟아졌습니다.
3년 전 집중호우 때도 산지에 세운 송전탑에서 산사태가 났습니다.
사고 후 계단식 성토를 하고 그물을 덮어 산사태 재발을 막도록 했는데, 바로 위에도 있고 맞은편 산에도 있는 기존 송전탑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정건희/호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MBC 재난자문위원)] "(송전탑 등이) 높은 산에 있고 이러다 보니까, 그 주변에만 이렇게 살짝 배수 시설을 해놓고 끝내버리면 물이 사실은 유도 배수한 쪽으로만 흘러가지는 않거든요."
이렇게 산을 깎아 만든 각종 사회 간접시설은 자연재해로 시설이 망가지는데 그치지 않고 산사태로 2차 피해까지 초래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재해 규모가 달라진 만큼 방재시설 강화뿐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건희/호서대 건축토목공학부 교수(MBC 재난자문위원)] "송전탑을 건설함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재해영향 평가를 한다거나, 사면에 대한 보강을 한다거나 이런 기준이 마련되어야…"
제각각인 관리 주체도 문제입니다.
산사태의 경우, 산지는 산림청이, 철도나 도로 비탈면은 국토교통부가, 나머지 급경사지는 행정안전부가 각각 방재와 복구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오윤경/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MBC 재난자문위원)] "(정부) 부처 간에 연계하고 그런 위험성들을 서로 교류해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만드는 부분들은 좀 부족하지 않나…"
본격화된 기후재난에 대비할 통합된 컨트롤 타워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우·한지은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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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승우·한지은 / 영상편집 : 이지영
김현지 기자(loca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995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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