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대관령음악제 현장리뷰] ‘자연’과 비례하는 클래식 음악의 깊이

김진형 2023. 8.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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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의 정경, 농가의 쾌활함, 숲 속의 새소리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으로 전체 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20개의 메인공연이 줄기를 이루는 대관령음악제는 올해 주제 '자연'을 음악으로 드러내며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

원주시향은 지난 달 30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평창대관령음악제 10번째 메인공연에 참여하며 강원지역 공립교향악단의 위상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올해 음악제 주제인 '자연'에 대한 음악적 체험을 집약시킨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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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
원주시향 무대 ‘전원’·‘암탉’ 선보여
유해리 협연 ‘자연 호른’ 연주 눈길
숲속 공연 등 찾아가는 음악회 호응
▲ 지난 30일 평창 대관령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모습. 호르니스트 유해리가 내추럴 호른으로 앙코르 곡을 연주했다.

시냇가의 정경, 농가의 쾌활함, 숲 속의 새소리…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으로 전체 일정의 반환점을 돌았다. 20개의 메인공연이 줄기를 이루는 대관령음악제는 올해 주제 ‘자연’을 음악으로 드러내며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

▲ 지난 30일 평창 대관령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모습.

원주시향은 지난 달 30일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평창대관령음악제 10번째 메인공연에 참여하며 강원지역 공립교향악단의 위상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올해 음악제 주제인 ‘자연’에 대한 음악적 체험을 집약시킨 무대였다. 하이든 교향곡 83번 ‘암탉’,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호른협주곡 1번,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을 선보였다. 협연은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차세대 호르니스트 유해리가 참여했다. 경기필하모닉이 지난 26일 개막공연에서 선보인 ‘알프스 교향곡’에 이어 국내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곡이 두 번이나 오케스트라 곡으로 선곡됐다는 점 또한 프로그램의 참신성을 드러냈다.

▲ 지난 30일 평창 대관령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원주시립교향악단의 공연 모습.

강렬하게 시작한 ‘암탉’에서는 활발함과 유머가 돋보였다. 정주영 상임지휘자는 물결치듯 지휘봉을 크게 움직이며 오케스트라를 장악했다. 개막공연 때보다는 간소한 악기구성이었지만 원주시향 본연의 울림을 조금 더 상세하게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오케스트라는 쾌활함과 웅장함을 드러내면서도 균형잡힌 울림을 선사했다. ‘암탉’을 연상시키는 오보에의 음색과 짧은 음표의 연속성 또한 곡이 가진 재치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호른 협주곡은 유해리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작품이었다.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을 비롯해 2020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콩쿠르 1위 등을 한 그의 활약을 주목할만 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3악장에서도 유해리의 호흡은 열정이 넘쳤고 부드럽고 따뜻한 음색을 갖추고 있었다. 앙코르로는 밸브가 없는 ‘내추럴 호른(자연 호른)’으로 로시니의 곡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연주가 까다로운 호른의 특성을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

▲ 지난 30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 홀에서 열린 ‘디어 슈베르트’ 공연 모습. 양성원 첼리스트와 김정원 피아니스트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르페지오네를 연주했다.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은 현악기의 정돈된 울림이 인상적이었다. 잔잔한 시냇가의 정경부터 목관이 펼치는 다양한 울림이 자연에 대한 감정을 펼쳐냈다. 4악장에서는 피콜로의 고음과 트롬본의 강렬함이 폭풍처럼 대방출했다. 프로그램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끊임없는 대화를 펼쳤던 플루트의 음색도 놓칠 수 없는 대목이었다.

이날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는 슈베르트 곡으로만 구성된 ‘디어 슈베르트’ 공연도 진행됐다.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르페지오네’, 피아노 오중주 ‘송어’가 연주됐다. 첼로 양성원을 비롯해 피아노 김정원, 바이올린 임지영, 비올라 김상진, 첼로 이상은, 더블베이스 이영수가 공연에 참여해 실내악의 정수를 펼쳤다. 1일에는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슈만의 ‘숲의 정경’을 연주했으며 노부스콰르텟이 차이콥스키의 현악사중주 1번을 선보였다.

▲ 지난 30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 홀에서 열린 ‘디어 슈베르트’ 공연 모습.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이상은, 더블베이시스트 이영수,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송어’를 연주했다.

찾아가는 음악회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지난 29일 평창 용평리조트 가문비치유숲에서는 올리비에 메시앙의 권위자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로데릭 채드윅(영국 로얄 아카데미 오브 뮤직 교수)이 숲속의 정취 속에 연주를 들려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새를 사랑한 작곡가로 유명한 메시앙의 ‘새의 카탈로그’ 시리즈 등을 통해 새의 지저귐을 표현한 그는 피톤치드 가득한 나무 사이에서 관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해 눈길을 끌었다. 관객 이신희 씨는 “피아노 선율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숲속의 향, 연주자의 미소가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을 즐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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