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뒤에야 "산업재해 맞다"‥소송하다 세상 떠나는 노동자들
[뉴스데스크]
◀ 앵커 ▶
반도체 공장에서 화학 물질에 노출된 일부 30대 젊은 노동자들이 고령층 질환인 파킨슨병에 걸리고 있는 현실을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아직까지 화학 물질이 어떤 병을 일으키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보니까, 산업 재해 인정 여부를 두고 법정 다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이 견디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건데요.
실제로 재판 도중 세상을 떠난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광반도체 제조업체에서 2년 일했던 신 모 씨.
퇴직 6년 뒤 파킨슨병이 발병했는데, 예전 근무 때문일 거라곤 생각 못 했습니다.
결국 한참 뒤에야 산업재해 신청을 했지만, 어떤 화학물질을 얼마나 썼는지 자료조차 안 남아 산재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1심 법원에서 산재 인정을 받기까지 3년 걸렸는데, 여전히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신 모 씨] "허탈감이 들어요. 기다리는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삼성 부천공장에서 일했던 송 모 씨는 퇴사 11년 뒤에야 파킨슨병에 걸렸습니다.
공장이 매각돼 아무 자료도 안 남아있었지만, 소송 끝에 겨우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4년 4개월 걸렸습니다.
산재 인정 사례가 충분히 나온 질병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2014년부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1년 8개월간 일했던 신정범 씨는 퇴사 5년 뒤 급성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2011년부터 반도체 공정 근무환경이 개선됐다"는 황당한 이유로 아무 역학조사 없이 산재를 불승인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계속 발암물질을 썼을 개연성이 높은데도, 제대로 확인 안 했다"며 공단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2년 넘게 걸린 결정.
신 씨는 승소 소식을 끝내 듣지 못했습니다.
[이종란 노무사 (신정범 씨 대리인)] "많이 억울하죠. 신정범 씨가 살아계셨을 때 산재 인정이 되었더라면 컨디션이나 이런 데에도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근로복지공단은 이미 신 씨가 숨졌는데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산재 인정 여부와 상관 없이 희귀병에 걸린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에게 지원과 보상을 해 왔다고 밝혀왔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편집 : 신재란 / 영상취재 : 이상용·한재훈 / 자료제공 : 이수진(비례)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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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신재란 / 영상취재 : 이상용·한재훈
이유경 기자(26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994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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