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15개 단지 중 13곳 설계업체에 ‘LH 퇴직자’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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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철근을 빠트리고 시공한 것으로 확인된 15개 공공주택 단지의 설계업체 중 대부분이 발주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퇴직자들이 근무했거나 하고 있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실시공이 이뤄진 원인의 대부분이 '설계 오류'라고 드러난 만큼 이런 업체에 설계를 맡기는 과정에서 '전관 특혜'가 작동한 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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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빠진 아파트]
필요한 철근을 빠트리고 시공한 것으로 확인된 15개 공공주택 단지의 설계업체 중 대부분이 발주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퇴직자들이 근무했거나 하고 있는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실시공이 이뤄진 원인의 대부분이 ‘설계 오류’라고 드러난 만큼 이런 업체에 설계를 맡기는 과정에서 ‘전관 특혜’가 작동한 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자료와 각 설계사 누리집 설명 등을 종합한 결과, ‘철근 빼먹기’로 문제가 된 15개 단지 중 13개 단지를 설계한 설계업체가 엘에이치 퇴직자들이 현재 근무 중이거나 적어도 2021년까지 대표 및 고위 임원을 지낸 전관 업체였다.
이 가운데 설계 오류가 부실 시공의 원인으로 확인된 10개 단지에서 ‘전관 업체’가 설계에 관여한 곳은 최소 9개 단지로 파악됐다. 154개 기둥 전체에 보강 철근이 빠졌던 경기 양주회천 단지 설계업체인 범도시건축사사무소와 유앤피도시건축사사무소는 둘 다 ‘전관 업체’였다. 설계업체 대부분은 설계계획 변경구간의 계산을 빠트리거나 산식 오류 등의 오류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전관 특혜’가 무더기 시공 오류의 원인 중 하나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전관 업체’가 부실 시공의 원인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전관 특혜로 설계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은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경실련은 엘에이치가 발주하고 지에스(GS)건설이 시공했다가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 설계용역 계약 전부를 전관업체가 수주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국토부는 (사고 원인 발표 과정에서) 엘에이치 전관 특혜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면서 “엘에이치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2021년에도 경실련은 2015∼2020년 엘에이치 설계용역 수의계약 536건, 건설사업관리용역 경쟁입찰 290건에 대한 수주 현황 분석 결과, 엘에이치 전관 업체 47곳이 용역의 55.4%(297건), 계약 금액의 69.4%(6582억원)를 수주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엘에이치에서 퇴직하고 재취업한 곳에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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