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근 빼먹는 부실 아파트, 부패 고리 끊어내야

2023. 8. 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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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멀쩡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에 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9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15곳에서 지하주차장 철근이 부족했다.

심지어 지하주차장 기둥 154곳 모두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도 있다.

철근이 빠진 아파트 15개 단지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여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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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철근이 누락된 경기도의 한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겉보기에 멀쩡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에 철근이 누락됐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로 시공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9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중 15곳에서 지하주차장 철근이 부족했다. 충청권에서는 내포신도시 RH11, 공주 월송, 아산 탕정, 음성 금석 등 4곳이 포함됐다. 이대로 놓아두면 인천 검단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 붕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곳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무량판 구조는 천장을 지지해 주는 보(가로 기둥) 없이 기둥이 슬래브(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바닥)를 직접 지지하는 구조로,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규정대로 철근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적발된 LH주택은 기둥 내부에 설치하는 보강 철근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예 설계 단계에서 누락시킨 곳도 있고, 시공 과정에서 빼먹은 곳도 있다. 심지어 지하주차장 기둥 154곳 모두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도 있다. 이 정도면 15개 단지 모두 감리가 엉망이었고, LH도 설계·시공·감리 과정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철근이 빠진 아파트 15개 단지 중 5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여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공주 월송, 아산 탕정, 음성 금석은 지난해 하반기 이미 입주를 완료했고, 내포신도시의 LH아파트는 지난 28일 입주를 개시했다. 이들 아파트는 행복주택과 국민임대주택 등 주거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곳이다. 어렵게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는데 알고 보니 철근 빠진 아파트라니 박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서민을 울리는 철근 빠진 아파트는 LH 발주뿐만 아니라 무량판 구조의 다른 민간 아파트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하는데 단순 착오나 실수일 리 만무하다. 철근 빼먹기, 불량 자재납품, 무리한 공기 단축 등으로 이득을 챙기는 세력들이 건설업계 전반에 상존하고 있다. 발주에서 설계, 감리, 시공으로 이어지는 조직적인 부패 카르텔도 의심된다. 이참에 공공아파트, 민간아파트 할 것 없이 전수조사를 통해 부실시공과 부패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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