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홍준표 결국 중징계…공천 개입 사전 차단?
[KBS 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26일 국민의힘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집중호우가 시작됐을 때 홍 시장이 골프를 친 것과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당의 윤리규칙을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정근/국민의힘 중앙 윤리위원장/지난달 26일 : "지난 15일 재난 상황에서의 골프 행위와 그 후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게시한 17일과 18일의 SNS 글, 그리고 17일 국회에서 한 언행 등은 모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 제2호의 징계 사유, 즉 당의 윤리규칙을 위반하여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홍 시장이 정계 진출 이후 처음 공식 사과를 했고, 수해 현장 봉사에 나서기도 했지만 징계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홍 시장이 골프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도 "지도급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고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인 것은 해당 행위"라고 말했죠.
징계 결정 직후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체적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징계가 결정됐고 홍 시장도 사실상 수용한만큼 논란은 일단락됐다는 반응입니다.
이번 징계를 계기로 홍 시장이 자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특히, 홍 시장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하태경 의원은 홍 시장에 대해 직업병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지난달 27일 : "홍 시장의 특성상 또 조금 여건이 좋아지면 발언을 하실 거라고 보고, 그게 일종의 직업병이거든요. 어쨌든 발언을 하시더라도 좀 신중히 하셨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런 의견들에 대해 홍 시장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렇게까지 고개를 숙이는 홍 시장의 모습을 처음 본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당원권 정지 10개월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지역 공천에 개입하지 말라는 정치적 의미라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 시장이 내년 총선이 끝나야 징계가 풀린다라는 지지자의 말에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라고 대답한 것도 이 같은 압박에 대한 반응이라는 겁니다.
이처럼 홍 시장 징계를 두고 당 안팎에서 이런저런 의견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홍 시장을 공개적으로 비호하는 의견은 별로 없어 보이는데요,
4선의 윤상현 의원만이 KBS 라디오에 출연해 "자꾸 사람을 내치는 뺄셈 정치를 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한 것이 거의 유일합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이번 홍 시장 징계를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계기로 활용했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현 체제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내년 4월 총선까지 당의 결속력을 다지려고 한다는 겁니다.
당 지도부가 홍 시장 징계를 본보기로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의 공천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합니다.
침묵하던 홍 시장 역시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을 잡범 취급한건 유감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또, "나까지 내치고 총선이 괜찮을까?"라고 물은 뒤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며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홍 시장이 이 글을 돌연 삭제하면서 당 안팎에서 말들이 많습니다.
홍 시장이 삭제한 글에서 언급했던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새로 만들어 정책 이야기를 하겠다고 나섰고, 유승민 전 의원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전까지 당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당 안팎의 분위기는 다르게 흘러가는 듯 보입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김익수/그래픽:박미선
우동윤 기자 (seagard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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