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할머니의 올곧은 사랑
텃밭할매
최균희
이른 아침부터
해질 녘까지
텃밭에 앉아서
잡초 뽑는 할머니.
주름살 얼굴에
허리는 휘었어도
손자손녀 사랑은
하늘만큼 땅만큼
정성을 가득 담아
바리바리 싼 보따리
할머니 두 손등은
고목나무 껍질 같다.
할머니의 올곧은 사랑
호미는 할머니의 굽은 등을 본떠 만들었지 싶다. 집안 살림에다 자질구레한 농사일까지 새벽부터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한 생이 저물어버린, 등이 굽은 할머니를 꼭 닮은 저 호미! 그런 생각을 하며 이 동시를 읽었다. 이 작품의 할머니도 이른 아침부터 해질 녘까지 텃밭에서 산다. 자고 나면 몰라보게 자라는 잡초를 뽑느라 하루해가 모자란다. 그러다 보니 손은 고목나무 껍질이 됐다. 그럼에도 주름진 얼굴은 밝기만 하다. 텃밭에서 나는 먹거리를 도시에 사는 손자손녀에게 보낼 꿈이 있기 때문이다. ‘주름살 얼굴에/허리는 휘었어도/손자손녀 사랑은/하늘만큼 땅만큼’. 맞다! 사랑은 주는 것이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것이 사랑이란 묘약이다. 필자의 동화 가운데 ‘나쁜 엄마’란 작품이 있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빠를 대신해 어려운 살림을 꾸려가느라 제대로 엄마 노릇을 못하는 엄마를 나쁜 엄마라고 생각한 난희가 한밤중 헌 옷을 깁는 엄마의 고목나무 껍질 같은 손을 보고 그제야 엄마의 깊은 사랑을 깨닫는다는 동화다. 이 동시는 오히려 고목나무 껍질 같은 손으로 손자손녀의 선물을 장만하는 꿈을 담고 있다. 어쨌거나 사랑은 아름다운 것, 세상의 빛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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