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의 아픔을 씻어낸 아우들···부평고, 짜릿한 역전극으로 대통령금배 U17 유스컵 우승[대통령금배]
결승전다운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정규시간으로 모자라 연장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지어준 쪽은 결국 인천 부평고였다.
‘금배의 제왕’ 부평고의 동생들이 대역전승으로 유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금배 4강 탈락에서 탈락한 형들의 아픔을 덜었다. 부평고는 1일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3 대통령금배 고등 U17 유스컵 결승에서 서울 중대부고와 연장 혈투 끝에 3-2로 이겨 정상에 올랐다.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그 동안 금배에서 저학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려왔던 유스컵은 올해부터 대한축구협회에서 별도 대회로 정식 인정을 받은 터라 우승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금배에서만 6번 우승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부평고는 이번 대회에서는 4강에서 서울 보인고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여정을 마쳤다. 하지만 유스컵에서는 8강에서 보인고를 꺾었고, 4강에서 세종시 U18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이겨 결승에 올랐다.
이날 결승 상대였던 중대부고는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4강까지 5경기에서 15골을 넣고 한 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부평고는 조별리그에서 중대부고와 같은 1조에 속해 경기를 가졌는데, 그 때 0-1로 패했다. 이번 결승은 조별리그 패배 설욕의 의미까지 겹쳤다.
부평고는 경기 시작 11분만에 2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6분 중대부고 2학년 공격수 복준하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5분 뒤 중대부고의 핵심 골잡이 이헌재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전반 막판 맹공에도 중대부고의 골문을 여는데 실패한 부평고는 전열을 정비하고 나선 후반전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후반 11분 1학년 공격수 윤제희의 골로 추격을 시작한 부평고는 불과 1분 뒤 수비수 김민성의 환상적인 골로 단숨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민성이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 공을 골문 구석에 꽂았다.
더 이상의 득점없이 연장전으로 접어든 승부는 연장 전반 6분 부평고의 날카로운 역습으로 결정났다. 중원에서 올라온 패스를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골문으로 쇄도하던 1학년 공격수 최기영이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부평고는 이후 이어진 중대부고의 맹공을 끝까지 잘 막아내며 우승을 지켜냈다.
서기복 부평고 감독은 “형들이 금배 4강에서 아쉽게 패했는데 오늘 후배들이 우승으로 그 아픔을 좀 갚아준 것 같다”며 “내년에 활약해야 할 선수들의 수준, 그리고 그 선수들을 바탕으로 어떤 방향으로 팀을 끌어가야 할지 알게 돼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2학년 미드필더 강민재는 “형들이 4강에서 패해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 전부터 최선을 다하자고 했었고, 그 덕분에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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