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무방비 ‘쪽방촌’ 직접 가보니
[KBS 부산][앵커]
낮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더운 건 마찬가지지만, 쪽방촌 주민들은 더위를 피하지 못해 건강까지 위협받는데요.
한낮 더위를 견디고 있는 쪽방촌 현장을, 김옥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좁은 골목을 따라 조그만 건물들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습니다.
이른바 쪽방촌입니다.
문을 열어두고 선풍기를 틀어도 후텁지근한 공기는 안에서만 돌 뿐입니다.
[쪽방촌 거주민 : "내 생전 덥다는 소리를 안 하거든. 근데 올해는 더워…."]
쪽방촌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70대 여성은 움직이는 것도 불편해 근처 무더위 쉼터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쪽방촌 거주민 : "(예전처럼) 막 활동적이지는 못 하지…. 당뇨 있지, 신장 안 좋지…."]
여인숙처럼 한 건물에서 여럿이 방만 하나씩 나눠 쓰는 쪽방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겨우 몸 하나밖에 뉠 수 없는 작은 방에 난 손바닥만 한 창문에선 바람도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쪽방 여인숙 거주민 : "선풍기가 있으니까 껐다 켰다 하고…. 더우면 목욕도 하고 찬물에…."]
쪽방촌의 열기, 어느 정도일까?
먼저 한낮의 태양열이 고스란히 모이는 슬레이트 지붕 위를 재봤습니다.
60도를 넘나듭니다.
집 밖 땅의 온도는 32.7도.
실내 온도도 한번 재보도록 하겠습니다.
33도 정도가 나오는데요.
실내와 실외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집 안이 0.8도 더 높습니다.
부산시와 각 구청은 이런 열악한 환경의 쪽방촌을 정기적으로 순찰하고, 생수나 간편식 등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에어컨 설치 등 더위를 피할 실질적인 대책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설치까지는 걸림돌이 많습니다.
[서봉성/부산시 자립지원팀장 : "(여인숙은) 에어컨을 설치하고 전기세가 올라가게 된다면 이거는 또 월세가 또 올라가는…. 거기 사시는 주민들한테 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서로 좀 한계가 있습니다…."]
누구보다 쪽방촌 사람들에게 이 여름은 더 가혹한 계절입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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