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개도 못 벗긴 에어컨…전기요금 걱정에 땀만 ‘뻘뻘’
[KBS 전주] [앵커]
오늘 전주지역은 낮 기온이 37도까지 올라 올여름 들어 가장 더웠습니다.
연일 폭염경보 속에 더위와 사투를 벌이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취약계층이 우리 주변에 많은데요.
김규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단독주택.
할머니가 미지근한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앞에서 땀을 닦습니다.
냉방기가 있지만, 덮개조차 벗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지난해보다 2만 원가량 더 나왔기 때문입니다.
[80대 여성/전주시 인후동 : "이거(선풍기) 하나만 켜고 살아. (어떤 게 좀 걱정되세요?) 전기세 때문에. (에어컨 켜면) 많이 나오지. 10만 원 이렇게 나오지."]
한전은 올해 들어 전기요금을 지난해 말보다 15%가량 올렸습니다.
대신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내년 3월까지 인상한 요금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부도 여름철 에너지 바우처로 1인 가구 기준 3만 원 정도를 주고 있습니다.
[장정자/전주시 서노송동 : "절약해야지. 이것(에너지 바우처)도 황송하니까. 이것도 고맙지 뭐. 싸게 해주고."]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여름 에너지 바우처는 전기요금을 차감하는 방식이어서 계량기가 따로 없는 세입자 등은 지원받을 수 없습니다.
또 한전도 취약계층 평균 사용량까지만 오른 요금을 적용하지 않아, 올해처럼 강한 폭염이 이어져 전기 사용량이 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전력 관계자/음성변조 : "기온 변화로 인해 더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은 사실 다른 소비자들도 다 마찬가지니까 저희는 어떻게 뭔가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해서 배려 방안을 마련하다 보니까…."]
기후변화로 폭염 강도가 더 세질 거라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취약계층을 위한 폭넓은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김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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