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무너진 건설현장, 무량판 부실 등 위험성 못 잡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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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일부에서 '철근 누락'이 잇따르자 이 공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다.
그러나 업계는 무량판 구조의 위험성보다는 건설 현장에서 무너진 원칙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은 보가 없어 슬래브 무게가 기둥으로 집중돼 바닥 판에서 기둥이 쑥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전단철근을 써서 보강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보강만 됐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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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마다 제 역할 못해 보강 취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일부에서 ‘철근 누락’이 잇따르자 이 공법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다. 그러나 업계는 무량판 구조의 위험성보다는 건설 현장에서 무너진 원칙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한다.
1일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날 지하 주차장 철근 누락 사실이 공개된 LH 발주 15개 아파트는 설계·시공·감리 등 전 과정에서 부실이 발견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무량판 기둥 154개 모두 철근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화살은 무량판 공법을 향한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 무게를 떠받치는 보나 벽을 없애고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는 방식이다. 벽식 구조보다 층간 소음이 덜하고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보가 없어 층고를 높이고, 기둥식 구조보다 비용이 절감되는 특징도 있다.
하지만 넓은 슬래브의 하중을 면적이 좁은 기둥으로만 온전히 견디기 때문에 보에 견줘 구조적으로 취약한 건 사실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은 보가 없어 슬래브 무게가 기둥으로 집중돼 바닥 판에서 기둥이 쑥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전단철근을 써서 보강하는 것”이라며 “제대로 보강만 됐다면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보다는 설계·시공·감독·감리 과정에서 이 같은 위험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B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도면을 믿고 공사한다. 그러나 시공 과정에서 의문점이 생기면 구조기술사에게 문의하기도 한다”며 “설계·시공상 문제가 있을 때 이를 놓치지 않고 까다롭게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우리 건설 시스템 전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 현장의 지식과 의식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부산대 건축공학과 이상호 교수는 “최근 건설 현장은 건물의 질보다 시공의 신속성, 원가 절감 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그렇다 보니 설계·시공·감리 등 건설 현장의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무너졌다”며 “갈수록 이런 현상이 심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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