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기적이라 불리는 사나이… 현지 언론 “팀 최고 선수” 호평에 부응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 현지 언론들은 7월 31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가 끝난 이후 한 선수에 집중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텍사스를 제압하고 시리즈 스윕을 거두며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활약한 선수들이 많았는데, 유독 현지 언론들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이름에 집중했다.
김하성이 이날 두 차례 출루하기는 했지만, 3회 부상을 당하며 경기가 일찍 끝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김하성은 이날 3회 보가츠의 희생플라이 때 태그업을 해 홈으로 뛰어 들었으나 홈플레이트에 위치하고 있던 텍사스 포수 샘 허프와 충돌해 오른 어깨에 충격을 입었다.
왼손으로 홈을 쓸려고 했으나 무릎과 발이 홈을 막고 있었고, 막히는 과정에서 이미 탄력을 받은 오른 어깨가 부딪혔다. 그러나 김하성은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엉금엉금 기어 다시 홈을 터치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현지 언론이 큰 부상을 우려했으나 X-레이 검진 결과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경기 후 김하성이 올해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오타니 쇼헤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면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빠른 공 적응 능력이 좋아지면서 공격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김하성의 부상은 샌디에이고의 시즌 목표에 커다른 암초가 될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특급 선수 대우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경기 후 “김하성은 거의 틀림없이 그들(샌디에이고)의 최고 선수였다”고 치켜세우면서 “샌디에이고의 선수층은 제한되어 있다. 그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그들은 건강이 필요하다”며 김하성의 상태를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경기 후 “상태가 괜찮다면 내일 경기에 나갈 것”이라 투지를 불태웠고, 실제 1일 콜로라도와 경기에 선발 출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조차 “내일 경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는데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케빈 에이시가 “트레이드 마감일의 기적”이라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갑자기 내린 비로 예정보다 2시간 넘게 경기 개시가 지연된 상황에서 김하성은 여전히 좋은 활약을 했다. 첫 네 타석에서는 볼넷 하나를 고르는 데 머물렀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쳐 내며 팀에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기도 했다. 비록 팀이 졌으나 김하성은 7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타율도 0.279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오늘 경기로 7월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김하성은 7월 24경기에서 타율 0.337, 5홈런, 9타점, 21득점, 8도루, OPS 1.000의 대활약을 펼쳤다. 내셔널리그 7월 이달의 선수 투표를 한다면 ‘TOP 10’ 안에 반드시 들어갈 만한 성적이었다. 31일 부상 고비도 잘 넘기면서 일단 한숨을 돌리고 8월 일정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언론이 김하성을 두고 “올 시즌 팀 최고의 선수”라고 칭하는 건 이제 더 이상 립서비스가 아니기도 하다. 김하성은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WAR에서 팀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TOP 3의 성적이다. 또 다른 집계 사이트인 ‘팬그래프’에서도 높은 순위다. 김하성은 현재 3.7의 WAR을 기록 중인데, 이는 리그 전체 11위, 그리고 팀에서도 후안 소토(3.9)에 이은 2위다.
소토와 김하성 다음으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3.6), 매니 마차도(2.7), 잰더 보가츠(2.6)라는 3억 달러급 혹은 그 이상의 선수들이 위치하고 있다. 김하성의 ‘가성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DRS, OAA 등 수비 지표에서도 여전히 2루수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팬들은 김하성의 플레이를 좋아한다를 넘어, 사랑한다. 김하성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음은 물론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열정적인 에너지까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31일 김하성에 대해 ‘헬멧과 선글라스가 매번 날아다니는 선수’라면서 그의 열정을 칭찬했다. 기량이 물 오른 만큼, 이제 조심해야 할 것은 부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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