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교수 창업` 10배 더 늘어나야 한다

2023. 8. 1. 18: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과학기술만이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대한민국의 1등 제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는 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차전지 또한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일본이 전 세계 1등을 차지했던 제품들이었던 것을 보면, 지속적인 혁신 없이는 1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출생율은 0.78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들의 숫자도 인구 감소에 맞추어서 계속 줄고 있다.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인재들의 수가 줄고 있다. 일련의 내용들만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1970년대 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50불에 불과했다. 불과 50년 만에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섰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교원창업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싶다. 최근 교수, 학생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교수창업은 지금보다 최소 5배는 더 많아져야 한다. 페이스북, 테슬라,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 애플은 1976년 창업이 되었고, 페이스북은 2004년 창업된 회사다. 불과 50년도 안 되는 회사들이다.

세계적인 통신기업인 퀄컴은 샌디에고 대학(UCSD) 교수인 어윈 제이콥스에 의해 1985년 설립되었다. 샌디에고 대학에는 제이콥스의 이름을 딴 큰 건물이 있다. 지금까지 수천억원 이상을 대학과 연구소에 기부하면서 지역사회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KAIST 이광형 총장이 '1 랩 1창업' 비전을 선언하면서 카이스트 내 창업 활성화는 더욱 탄력을 받아왔다. 교수와 학생들도 적극 동참하면서 좋은 성공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필자도 4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19년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디케이랩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바이오필터 전문 기업을 목표로 하였으나, 빠른 상용화를 위해 창업 2년만에 과감하게 피보팅(pivoting)을 결정하고, 색변화 센서로 사업 아이템을 전환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유독 가스 누출을 신속하게 색변화로 관찰하는 센서 기술이다. 창업 후 3년만에 포스코기술투자와 국내 중견 기업 3곳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호흡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호기 가스센서 전문 업체 또한 자회사로 인수했다.

이런 일련의 투자 과정들을 교수 혼자서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바른 판단을 위한 집단 지성이 매우 중요하기에 조력자들을 많이 두고 조언을 적극 경청해야 한다. 산업화와 직접 연관되는 연구를 수행해 본 경험이 있는 교수들은 스타트업에 관심이 10%라도 있다면 견고한 준비과정을 거쳐 창업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부에서 평가과정을 거쳐 3년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처음 2년간은 1000 만원씩 지원해 창업을 철저히 준비하게 하고, 3년차 때 1억원을 지원해 혁신기업으로 도약 할 수 있는 창업 성장 프로그램이면 좋겠다. CEO를 겸직하며 상장까지 성공한 교수들도 있지만, 매우 예외적이다. 미국 창업 교원들은 회사 설립자 (founder)이지만 대부분 자문 역할을 맡고 전문 경영인을 두고 회사를 운영한다. 교육, 연구, 봉사와 관련된 교수 본연의 역할도 중요하기에 팀 빌딩을 잘 하는 것은 창업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어려운 국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똘똘 뭉쳤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전쟁이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는 이 어려운 시점에 대학이 창업 활성화를 위해 지금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열정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움직여야 한다. 혁신 창업기업 발굴을 위해 국가와 대학이 제대로 다시 한 번 나서 주길 적극 권한다. 앞으로 100년, 200년 이상 대한민국을 더욱 든든하게 받쳐줄 혁신기업들의 탄생과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해 본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