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국내 최초 완역된 수나라 역사서 13권

박영서 2023. 8. 1. 18: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최초로 중국 수(隋)나라 역사서가 완간됐다.

수서(隋書)는 당나라 명재상 위징(魏徵)과 사학자 영호덕분(令狐德분), 천문학자 이순풍(李淳風) 등이 공동 저술한 역사서다.

특히 '고려전'에는 수나라 조정의 고구려에 대한 입장과 인식, 고구려와 수나라의 관계, 고구려·수 전쟁의 전개 양상, 전쟁 후의 상황 등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수나라 전체 역사 뿐아니라 고구려·수 전쟁의 배경과 준비 과정, 진행 양상 및 전쟁 이후의 상황 등도 자세히 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서(隋書)
위징·영호덕분 외 지음 / 권용호·이면우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펴냄

국내 최초로 중국 수(隋)나라 역사서가 완간됐다. 수서(隋書)는 당나라 명재상 위징(魏徵)과 사학자 영호덕분(令狐德분), 천문학자 이순풍(李淳風) 등이 공동 저술한 역사서다. 기전체(紀傳體) 역사서로 '사기'(史記), '한서'(漢書) 등과 함께 중국 정사인 24사(史)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에 '수서 율력지'(隋書 律曆志)를 끝으로 총 13권이 완역 출간됐다. 분량의 방대함으로 이제야 초역이 완간된 것이다. 이로써 중국 고대사에 한 획을 그은 수나라, 특히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우리 역사에도 큰 영향을 끼친 수나라 역사서가 지어진 지 약 1400년 만에 우리 글로 모습을 드러냈다.

'수서'는 제기(帝紀) 5권, 지(志) 30권, 열전(列傳) 50권 등 총 85권에 달한다. 이중 '제기'는 편년체(編年體) 방식으로 기술된 수나라 제왕들의 기록이다. '지'는 천문지, 율력지, 음악지, 지리지 등 정사에서 모두 기록할 수 없는 부분을 다뤘다. 가장 분량이 많은 '열전'은 황제의 일가친척, 신하와 관련된 기록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의 행적과 성취를 다룬다.

특히 '고려전'에는 수나라 조정의 고구려에 대한 입장과 인식, 고구려와 수나라의 관계, 고구려·수 전쟁의 전개 양상, 전쟁 후의 상황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고구려·수 전쟁에서 중립을 천명한 신라의 외교정책도 눈여겨 볼만하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등 고구려와의 4번에 걸친 전쟁 이야기 속에서 폭군으로 이름난 수 양제의 면모가 매우 흥미진진하게 드러난다.

책은 수나라 전체 역사 뿐아니라 고구려·수 전쟁의 배경과 준비 과정, 진행 양상 및 전쟁 이후의 상황 등도 자세히 담고 있다. 역사적 인물들의 증언과 사실 묘사를 통해 고구려·수 전쟁과 수나라의 흥망성쇠를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꼬박 5년을 번역에 매달렸던 역자 권용호의 노고 덕분이다. 원고지로 1만4189매, 책으로 5944쪽에 이른다. 분량과 시간상의 어려움 외에도 역자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금껏 연구되지 않은 고대 과학과 수학에 대한 내용이었다. 참고할 만한 자료도, 관련 분야 연구도 없었기에 고생이 많았다. 이에 출판사의 소개로 역사 천문학을 연구하는 춘천교대 과학교육과 이면우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함께 출판사 측은 '수서' 완역을 기념하여 단행본 '고구려와 수의 전쟁'을 함께 발간했다. 이 책은 '수서(隋書)를 통해 보는 동북아 최대의 전쟁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살수대첩으로 유명한 612년의 2차 고구려·수 전쟁이 그 규모에서 동북아시아 최대의 전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수나라 역사는 난세의 통일과 대제국 형성, 전쟁과 민란 등 왕조의 영욕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수나라는 주변국과의 외교 실패, 양제의 오만과 독선에 기반한 치세, 고구려와의 무리한 전쟁 등 내우외환에 시달린 탓에 단명했다. 이 점에서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