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주호민 재판 이기면 반전될까
스타 웹툰작가인 주호민이 아들의 특수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건에 대해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정도로 여론이 안 좋으면 물러설 법도 한데 별다른 변화가 없어서 의아하다. 변화가 없는 이유는 재판에 기대를 걸기 때문이 아닐까?
주호민은 입장문에서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본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게 안타깝다"라고 했다. 지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사건의 논점, 즉 핵심은 하나라는 이야기다. 그건 당연히 아동 학대 유무일 것이다.
그에 대해 주호민은 "현재 관련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걸 보면 주호민은 사건 핵심인 아동 학대 진실이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고 그러면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질 거라고 믿는 듯하다. 주호민 측이 녹음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문제인지 잘 알 것이다. 그게 아동학대가 맞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변호사 5명과 아동학대 담당 경찰과의 상담을 거쳤다고 했다. 그 결과 신고했다는 것은 그 전문가들이 아동학대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도 아동학대 정황을 인지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온 바도 있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주호민은 더욱 유죄라고 확신하면서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유죄 판결이 나온다고 상황이 크게 달라질까?
어쩌면 주호민을 향한 질타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일반적인 서민 직장인에게 검찰 수사와 재판은 엄청난 사건이다. 삶의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만한 재난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그 특수교사는 큰 충격 때문에 운전 중에 운전대를 놓는 등 이상 행동을 했고 2시간 이상 잠을 못 자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한다. 수사와 기소, 재판만으로도 이미 그렇게 심대한 타격을 받은 마당인데 여기서 유죄 판결까지 받아 아동학대자라는 낙인이 찍힌다면 더욱 처지가 심각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은 물을 것이다. 그 교사가 어느 정도 잘못을 했길래 이런 처벌을 받아야 하나? 지금 특수교사가 당하는 일들이 정당화되려면 그 교사가 아주 중대한 잘못을 했어야 한다. 향후 유죄 판결로 아동학대자 낙인이 찍힐 정도까지 되려면 더욱 심각한 학대를 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 일시적 말실수 정도라면 그 교사가 당한 피해가 과도하다고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그 경우 이 사안을 신고해서 일을 극단적으로 만든 주호민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래서 재판에서 주호민이 이기면 오히려 질타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현재 녹음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3자는 판단이 어렵다. 주호민 본인은 알 것이다. 그 내용의 중대성 여부를 말이다. 과연 그것이 한 교사의 인생을 망칠 정도의 사안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제라도 주호민이 물러서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그 교사는 주호민의 아들을 감쌌다고 알려졌다. 주호민의 아들이 여아를 때리는 등 가해 행위를 했고 여아 앞에서 바지까지 내려 피해 아동이 등교를 두려워 할 지경이 됐는데, 특수교사가 주호민 아들을 감싸며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학부모의 주장이 보도됐다. 피해 아동 어머니가 "왜 이렇게 그 아이(주호민 아들)의 편만 드냐"고 하자, 특수교사는 "제 학생이잖아요. 어머니 한 번만 선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사정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주호민 아들이 특수교사에게 어떤 말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물리적 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주호민의 아들은 다른 아이에게 직접적 가해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것도 피해 아동에게 큰 상처를 줄 만한 행동이다. 그 아동의 부모도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래도 용서해줬고 특수교사는 그 협의를 이끌어냈다. 이 정도면 그 교사에게 고마워서라도 더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학부모들에게도 더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주호민은 그 교사를 신고해서 엄청난 고통을 안겼다. 게다가 그 교사가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처지가 된 바람에 다른 학부모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지경이 됐다. 이런 보도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주호민이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 같은 구도다. 과연 이 모든 일을 감수할 정도로 그 교사의 잘못이 중대한가? 주호민이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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