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못 살겠어” 도심 아파트 진출한 뱀, 이유 있는 일탈
올여름 깊은 산속뿐만 아니라 도시 한가운데 아파트에서 뱀이 출몰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서식이 쉬운 도심 주거지로 뱀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강원 강릉시 도심에서 길이 1.4m의 뱀이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주차된 차량 보닛에 숨은 뱀을 30여분 만에 가까스로 포획해 인근 야산에 방생했다. 같은달 27일 전남 신안군 한 아파트 1층 화장실에 뱀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화장실 바닥에 있는 10㎝ 길이의 뱀을 도구 등을 이용해 포획해 인근 야산에 방생했다. 같은달 12일에는 전남 여수 한 주택가에서 길이 2m, 무게 3~4kg의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야생 구렁이가 발견돼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인근 야산에 풀어줬다.
지난 5월 15일에는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 길이 1m 남짓의 ‘유혈목이’로 추정되는 뱀이 출몰했다. 평소 뱀에 관심이 많았던 한 아이가 이를 목격해 119에 신고,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신고자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뱀을 포획했다.
충남 천안지역에서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원성천과 불당천, 쌍용공원, 차암동 등 도심지 곳곳에서 뱀을 발견한 목격담이 나와 시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산책 중이던 개가 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일부 아파트 단지들은 ‘뱀 조심’ 문구를 단지 곳곳에 부착해 입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온동물인 뱀은 건조하고 춥거나 습하고 더운 극단적인 기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겨울에 동면에 들거나 여름에 하면(夏眠·열대 지방의 일부 동물이 더위나 건조기를 피하기 위해 여름철 일정 기간 동안 잠을 자는 습성)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덥고 습한 야생에서 버티지 못한 뱀이 상대적으로 적당한 습도와 기온을 갖춘 도심으로 모여든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러나 뱀을 함부로 잡아서는 안 된다. 현행법상 인체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뱀과 같은 야생동물의 포획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일부 뱀 중에는 독이 있는 종도 있어 뱀을 만나면 신속하게 자리를 피하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또 뱀에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오도록 해 끈이나 스카프 등을 묶어 독이 몸으로 퍼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119에 신고하고 도착 전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독이 빨리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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