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에 다시 부는 檢風···이재명은 나흘간 정국구상
비회기 기간 체포동의안 불필요
김은경·양이원영 '노인 비하' 논란
李 리더십 재정립 문제 고심할 듯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영장 청구를 놓고 이달 중후반께로 예상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전초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1일 윤·이 의원에 대해 각각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께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경선 캠프 관계자들에게 “국회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겠으니 돈을 달라”는 취지의 말을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중순께 경선 캠프 관계자에게 100만 원을 제공하고 같은 달 말께 지역본부장 제공용 현금 1000만 원을 준 혐의 등이 있다. 같은 해 4월 말께 윤 의원으로부터 소위 ‘오더’ 명목으로 3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현재 국회가 비회기여서 현역인 두 의원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바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검찰은 5월에도 두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6월 12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자동 기각됐다.
두 의원은 이번 영장 청구가 ‘정치 검찰’의 행태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국회 비회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인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부당한 꼼수 구속영장 청구”라고 밝혔다. 이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끝없는 구속 시도는 검찰이 짜둔 기획과 의도대로 사건을 끌고 가기 위한 치졸한 정치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우선 두 의원이 당을 탈당한 무소속 신분인 만큼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취하고 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단 (두 의원이) 저희 당 의원이 아닌 상황”이라며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존중하겠다는 게 의원들 전체 의사였기 때문에 당이 공식적으로 특정 방향을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사법 리스크’ 이슈가 다시 떠오른 가운데 민주당의 윤리성을 회복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쇄신을 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위마저 연이은 헛발질로 당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김은경 혁신위원장 본인이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당 쇄신 전권’을 위임한 이 대표의 입장까지 난처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번 ‘노인 비하’ 논란 이전에도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력 저하를 겪은 청년 세대에 빗대 지탄을 받았다.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는 “자기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혁신위가 계파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2004년 제17대 총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투표 자제’ 발언과 엮으며 파상공세를 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노인 비하·폄하 DNA를 재확인했다”며 “선배 세대를 향한 그들의 적개심에 우리 사회가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이상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말의 정도가 너무 지나치고 일탈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쓴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혁신위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말은)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발언이었다”며 “국민의힘은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 와중에 양이원영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둔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듭 올리면서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부터 나흘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국내 모처에서 독서와 드라마 감상을 하며 후반기 정국 구상을 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8월 영장설’에 이어 ‘10월 사퇴론’까지 불거지면서 휴가 복귀와 동시에 당내 리더십 재정립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상훈 기자 sesang222@sedaily.com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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