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순살 아파트', 처음부터 끝까지 총체적 부실?[정다운의 뉴스톡]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손경식 기자
아파트 주차장에 철근이 빠진 이른바 '순살 아파트'가 속속 확인되면서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요, 설계부터, 감리, 시공까지 총제적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손경식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손기자, 먼저 어제 국토부가 이른바 순살 아파트 15곳의 명단을 공개했지요?
[기자]
네, 정확히 말씀드리면 지하주차장의 철근이 누락된 무량판 구조 아파트인데요,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어제 철근이 누락된 한국토지주택공사, 즉 LH 아파트 15개 단지와 시공사 등을 공개했습니다.
15곳 가운데 주민들이 입주를 마친 단지는 파주 운정 A34, 남양주 별내 A25 등 5곳 이고요,
입주 중인 단지는 수서 역세권 A3, 수원 당수 A3 등 3곳, 그리고 오산 세교2 A6은 공사를 마치고 입주가 예정돼 있는 단지입니다.
파주 운정3 A23 등 6곳은 현재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15곳 가운데 수서 역세권 A3, 수원 당수 A3 등 입주가 진행중인 3곳은 이미 보강이 완료됐고요, 나머지 단지에 대해 정부는 9월말까지 보강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명단이 공개된 아파트 입주민들은 엄청 불안해하고 또한 아파트 안전에 대한 우려도 클텐데요?
[기자]
네, 국토부가 어제 주차장 철근 누락 단지로 공개한 파주 운정아파트 단지에서는 어제 저녁 지하주차장 관련 설명회가 급작스레 열렸는데요,
이 자리서 LH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이니 안심하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했습니다.
이에 입주민들은 이미 LH가 철근 누락으로 신뢰를 잃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안전성에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파주 운정신도시 LH 행복주택 입주자입니다.
"뒤통수 맞은 기분입니다. 아무래도 LH에서 공공기관에서 한 거쟎아요, 그런데도 (철근이) 빠졌다는게 좀 그렇고, 불안하죠"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발표된 다른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요,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은 물론, 분양 단지의 경우에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 또한 나오면서 광주 아이파크나 검단과 같은 추가 보상 방안 마련에 대한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LH에서 맡아 한 공공주택 공사에서 이렇게 부실이 확인돼 충격이 아닐 수 없는데, 총체적인 부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설계 부분부터 살펴보면요,
일부 단지는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구조계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됐지만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곳들인데요,
LH가 철근을 빼먹은 15개 단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개 단지가 구조 계산을 아예 누락하거나, 계산을 잘못했는데요,
현재 공사 중인 양주회천 A15 단지의 경우 구조 계산을 아예 누락해 154개 무량판 기둥 전부에 보강 철근이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절반에 가까운 7개 단지가 설계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네요, 그렇다면 시공은 제대로 됐나요? 의구심이 드는데요?
[기자]
역시 시공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조 계산을 제대로 해 설계에는 반영했지만 현장의 시공 과정에서 보강 철근이 빠진 경우인데요,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아 시공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된 곳은 15개 단지 중 5곳에 해당됐습니다.
현장 근로자들이 다른 층 도면을 보고 철근을 배근한 황당한 곳도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음성 금석 A2 단지는 전체 무량판 기둥 123개 가운데 82%에 달하는 101개 철근이 빠졌고 남양주 별내 A25 단지는 302개 기둥 중 126개가 누락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준 LH 사장은 "건축설계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데 소통이 안 돼 미반영한 상황이 종종 있었다"며 "더 근본적으로는 도입이 얼마 안 된 무량판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을 수 있다"고 원인을 진단했습니다.
[앵커]
손기자, 그렇지만 설계와 시공에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감리를 제대로 한다면 사전에 확인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를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는 LH 퇴직 직원이 재취업한 '전관 특혜'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부실이 확인된 15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감리 업체가 전관 특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 3개 단지의 감리를 맡고 있는 한 감리 업체는 최근 5년동안 LH로부터 730억 원이 넘는 계약을 수주했는데요,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단지 주차장 붕괴사고, 그 아파트의 감리 업체 가운데 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경실련이 어제 LH에 대해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는데요,
LH의 전관 특혜가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건데요, 이번 사안과도 맥이 닿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정부의 조치가 관심인데요, 엄정대응을 재천명했어요?
[기자]
네, 먼저 원희룡 장관은 머리를 숙였습니다.
원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원 장관은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을 '척결' 대상으로 지목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번에 공개된 15개 단지 중 절반이 넘는 8개 단지의 감리 업체가 LH 전관을 채용한 업체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 정부의 강도 높은 책임 추궁이 예상되는데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입니다.
"책임을 물어야 하는 모든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수사 고발과 법적인 모든 책임과 인사 조치를 물어 나갈 것입니다"
원 장관은 이어 LH 안팎의 총체적 부실을 부른 이권 카르텔을 정면 겨냥해 끝까지 팔 생각"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손기자, 하나 더 살펴보죠?, 정부가 민간아파트에 대해서도 철근 누락 전수조사를 진행하는데, 주차장이 아닌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 확인되고 있다구요?
[기자]
네, 청취자 여러분들 기억하시겠지만 지난해 1월 공사 중 무너져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광주 화정동 아파트가 바로 주거동이 무량판 구조였습니다.
국토부가 앞으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293개 단지에 대해 점검을 벌일 계획인데요,
민간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에만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LH와 달리 광주 화정동 아파트처럼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 섞여 있어 점검 결과가 나오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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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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