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다르네? 국힘, 오송참사 늑장대응 김영환 징계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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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가 '늑장 대응'과 실언을 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들끓는 여론과 달리 '조용한' 당 분위기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수해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신속하게 징계했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에 당 안팎에선 '고무줄 잣대'라는 뒷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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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폭우]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가 ‘늑장 대응’과 실언을 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들끓는 여론과 달리 ‘조용한’ 당 분위기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수해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신속하게 징계했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에 당 안팎에선 ‘고무줄 잣대’라는 뒷말도 나온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일 ‘김 지사가 집중호우 비상 3단계였던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기업인과 만찬을 했는데, 당 차원에서 당무감사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4일 만찬은) 제가 처음 듣는 얘기”라며 징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21일에도, “(참사) 현장에 일찍 갔어도 바뀔 것이 없다”고 한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적절한 발언은 아니지만, 발언 하나하나를 징계라는 수단을 통해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모르겠다.) 징계라는 수단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지사를 감쌌다.
김 지사는 지난달 15일 사고 발생 1시간 뒤인 오전 9시44분 첫 보고를 받았지만, 오후 1시20분이 되어서야 현장에 도착해 ‘재난을 수습해야 할 총책임자가 늑장 대응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이 이어지는데도 김 지사는 “일찍 갔어도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지난달 20일)는 발언으로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엔 충북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집중호우 비상 3단계를 발령한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기업인과 만찬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충북도의 ‘풍수해·재난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상, 재난 대응 비상 2·3단계가 발령되면 충북지사는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회의 주재·피해 상황 파악·확산방지, 재난 현장방문 등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도 지역을 비운 것이다.
국민의힘은 검찰이 궁평2지하차도 참사를 수사 중이라 김 지사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제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수사기관이) 수사 중으로, 아직 사실관계가 드러난 게 없다”며 “수사 중인 사건은 징계 범위를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론 이런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던 이준석 전 대표만 해도,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수해 골프’ 논란에 휩싸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엔, 골프를 치던 지난달 15일 오전 대구 지역에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당원권 정지 9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기현 대표에게 ‘미운 털’이 박힌 탓에 당 안팎에선 “특정인을 겨냥한 고무줄 잣대로 징계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참사의 책임 공방이 이는 마당에 당이 나서서 징계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충북 지역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그러잖아도 충북도의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고 수사도 진행되는데, 당이 먼저 나서서 김 지사를 징계하고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면 정치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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