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다"…'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 그가 기대하는 새 얼굴(종합)[인터뷰]
[OSEN=김보라 기자] “제목부터 기가 막히다. 어떻게 ‘콘크리트’ ‘유토피아’ 두 단어를 조합할 수 있었나 싶다. 제목부터 신선했기에, 올 여름 시장에 다양한 영화가 있지만, 충분히 기대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배우 박서준이 1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봐야 할 이유에 대해 “제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시나리오였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지만 저는 제목부터 신선했고 이야기 자체도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이 촬영장에 가서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일지 기다리고 기대했다. 그래서 그런지 촬영 과정이 참 즐거웠다”고 이 같이 전했다.
그가 출연한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공동제작 BH엔터테인먼트,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박서준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남편 민성으로 분했다. 민성의 아내는 배우 박보영이 맡아 부부 케미스트리를 빚었다.
“한 번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상상해봤다. 어쨌든 인간은 적응을 잘하는 사회적 동물이라 저 역시 그 순간에 직면했을 때 물론 막막하겠지만, 만약 생존해 있다면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했을 거 같다.”
이날 박서준은 영화를 예비 관객들에게 홍보해 달라는 말에 “이야기는 다소 무겁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올여름에 개봉하는 영화가 상당히 많은데 다른 장르의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선택의 폭이 넓으니까 관객들이 이 영화를 선택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영화를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확고해졌다”고 완성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촬영 후 2년여 만에 완성본을 처음 본다는 박서준은 “저도 어제 시사회에서 처음 봤다. 음악과 CG가 어떨지 궁금했는데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거 같아서 제가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자체가 뿌듯하다. 촬영 과정이 길었지만 지난 시간이 되게 보람된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은 지난 2021년 여름께 촬영을 마쳤으며 팬데믹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올여름 극장 개봉을 택했다.
“영화 ‘드림’을 찍고 바로 이 영화의 촬영에 들어갔다. 촬영 전에 막연하게 민성이란 사람을 생각해 봤는데 그가 근육질의 몸매를 가졌거나, 의상에 신경을 쓰는 인물은 아닐 거라고 봤다. 그래서 7kg 정도 감량했다”고 인물을 해석한 과정을 들려줬다.
이어 “(극 중 겨울이라) 추워서 두꺼운 옷을 입고 촬영해야 했지만 그 체중으로 만들어야 연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저의 일상 체중은 보통 76kg인데 감량을 하다 보니 폭염 속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배우로서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다만 촬영을 마치고 다시 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박서준은 엄태화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민성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한다. “감독님에게 헤어, 의상, 체중 등에 관해 저만의 의견을 제시했는데 감독님도 그것을 인정해 주셔서 같이 만들어나갔다. 이번에도 한 작품 잘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표현하기 어려웠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촬영을 마치고 나니 후련함은 있었다”고 했다.
“이 영화가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서 “영화를 본 후 나만의 감상을 갖고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되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배우로서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완성본에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가 민성에 한층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었던 비결은 엄태화 감독이었다. “감독님은 굉장히 신사다. 평소 목소리 톤이 높지 않은데 그럼에도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신다. 그분이 얘기를 하면 정말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믿음으로 따랐다”고 전했다.
그동안 박서준은 ‘청년경찰’(2017) ‘사자’(2019) 등의 영화와 ‘쌈, 마이웨이’(2017)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이태원 클라쓰’(2020) 등의 드라마를 통해 2030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간 맡아 온 캐릭터들과 자신의 실제 성격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캐릭터로 들어가기도 하고, 캐릭터를 저에 맞춰서 표현하기도 한다. 촬영 전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캐릭터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사전에 대본리딩을 하지만 현장에서 그에 맞는 옷을 입고, 세트에 들어가면 또 느낌이 달라진다.”
그러면서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서 간들, 현장은 다르다. 그곳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절대 내 생각에 갇히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오픈 마인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컷과 신이 모여서 한 작품이 되는 건데, 그래서 작품은 생물 같다. 연기도 그렇게 생물처럼 유동적일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박서준은 “모임에 따라서 다른 거 같다. 제가 리드를 해야 하는 그룹도 있고 그렇지 않은 그룹도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말하는 제 성격은 어떤 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느 그룹에선 소심하고 낯가리기도 해서. '우가팸'에서는 제가 100% 리더다. 무조건적인 이유가 약속 장소도 제가 잡아야 해서다. (저희 안에 각자의) 포지션이 있는 거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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