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실언' 논란에...與 "패륜 정당" 野도 "귀를 의심"

[앵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최근 '남은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행사'가 합리적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노인 비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당은 천벌을 받아 마땅한 망언이라며 '패륜 정당'이라고 맹비난했고, 민주당 내에서도 해선 안 될 몰상식한 실언이었다며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달 30일,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주최한 2030 세대 청년 좌담회에서 나왔습니다.

'남은 인생에 비례해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자신 아들의 과거 의견을 소개하는 말이었는데, 이를 두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노인 폄훼'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은경 /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지난달 30일) : 그게 참 맞는 말이에요. 우리들의 미래가 훨씬 더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1대 1로 표결을 하느냐는 거지요 투표권을.]

여기에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도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거들면서 논란 확산에 불을 지폈습니다.

여당은 휴가 중인 김기현 대표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맹폭에 나섰습니다.

민주당의 노인 무시 DNA의 화룡정점이라며 어르신들의 기적 같은 성취에 단 한 줌의 경외심도 찾아볼 수 없는 천박한 인식, 천벌을 받을 망언이라는 겁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 표 계산을 앞세워 극단적 국민분할 지배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는 민주당의 구태입니다. 혁신위도 그런 구태에 빠져있다면 민주당의 혁신은 이미 물 건너간 것입니다.]

[이철규 / 국민의힘 사무총장 : 습관성 모독에 중독된 김은경 위원장에게 민주당이 계속해서 미래를 맡긴다면 민주당 스스로가 패륜 정당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YTN과의 통화해서 의원들도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로, 앞서 당내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로 학력저하를 겪은 학생에 비유하는 등 실언 논란이 계속된다며 불쾌한 내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정말 귀를 의심했어요.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우리 당을 도와주러 오신 분 맞나.]

이에 대해 혁신위 측은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을 볼 때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촉구한 발언으로 사과나 사퇴할 일은 아니라면서도, '발언에 진중하라'는 당내 지적은 새겨듣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남희 / 더불어민주당 혁신위 대변인 : 청년간담회에서 청년세대의 정치참여를 촉구하는 발언이었고 국민의힘에 세대 간 갈라치기 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 등 여러 혁신안들이 당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구설수도 잇따르면서 혁신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민주당으로선 혁신위를 향한 비판이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큰 고민거리로 남게 됐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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