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기술 만들어라”...삼성전자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에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한다.

평소 ‘기술’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DX 부문 직속으로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하고 초대 국장에 김강태 삼성리서치(SR)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을 겸임토록 했다.

미래기술사무국은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DX 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또 SR 직속으로 이머징 테크팀, 주요 사업부 직속으로 이머징 테크그룹을 각각 신설해 미래 신기술을 발굴하는 한편, 제품별 신규 폼팩터 개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경우 프로젝터와 로봇을 결합한 ‘무버블(Movable) 프로젝트’ 사업화 추진을 위해 전담 조직을 운영한다.

생활가전사업부는 가전제품 인공지능(AI)화를 위한 AI 전략·로드맵을 제시하는 ‘AI전략P’를 신설한다. 아울러 SR은 차세대가전연구팀 산하에 ‘스마트홈AI 랩’ 조직을 신설, AI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화된 가전제품과 서비스 관련 선행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차별화된 기술확보에 적극 나선 것은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은 회장 취임 일성으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해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선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불황에다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에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등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비상 태스크포스(TF)인 ‘워룸 태스크’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주요 매출 품목인 가전 등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주관으로 각 사업 부서와 본사 조직구성원 일부를 차출해 워룸을 만들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직접 매달 워룸 태스크 진척사항을 살피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안팎에서는 워룸 운영을 통해 최근 LG전자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실제로 지난 1,2분기 실적개선에 성공하며 ‘재계 맏형’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등 이변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