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맡기면 연이자 400만원"…다시 등장한 '4% 예금' 인기
은행 예·적금 잔액 한달새 12조원 급증…"역머니무브 가속화"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저축은행도 은행에 뒤질세라 4%대 예금을 속속 내놓으면서 수신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한바탕 예금인출 사태로 곤욕을 치른 새마을금고는 일부 지점에서 고객 유치를 위해 연 5% 예금을 내놓기도 했다.
예금금리가 쏠쏠하게 오르자 시중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들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예금금리 인상이 결국 은행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차주들에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 등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39개 중 5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지난달 0.30%포인트(p) 올려 우대금리 포함 최고 4.1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최고금리도 연 4.1%로 올랐으며, NH농협은행 '올원e예금'(최고 연 4.05%), Sh수협은행 '첫만남우대예금'(최고 연 4.02%), BNK부산은행 '더 특판 정기예금'(최고 연 4%)도 4%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 수신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연 5%대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수신경쟁 자제령'을 내리면서 예금금리는 3% 아래로 떨어졌고, 4~5% 고금리 예금은 자취를 감췄다.
이달 들어 다시 4%대 정기예금이 하나둘 재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기 시작한데다, 코로나19로 완화됐던 은행권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제가 정상화되면서 은행들이 보유 현금을 늘려야 할 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연 3.47~3.73% 수준이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최근 상·하단이 0.30%p 안팎으로 상승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오르자 저축은행에서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덩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03%로, 한 달여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최근 예금인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새마을금고에선 고객 유치를 위해 일부 지점에서 연 5%대 고금리 예금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주중앙새마을금고는 이날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5.20%로 올린다.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서울축산, 왕십리중앙새마을금고도 연 5%대 예금을 내놓았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넘어서면 은행에 1억원을 맡겼을 때 연이자는 400만원이 넘는다. 이자과세(15.4%)를 떼더라도 338만원 이상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월이자는 28만원 수준이다. 예치금액이 2억원이면 연이자는 677만원(매월 56만4000원), 3억원은 1105만원(매월 92만1000원)으로 늘어난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말 832조98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무려 10조7070억원 늘면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정기적금 잔액도 41조2520억원으로 1조1679억원 증가했다.
한편 일각에선 잇따른 예금금리 인상이 은행 조달비용을 증가시키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번지면서 차주에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 대비 0.14%p 올랐다. 상승세는 2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고 예대율 규제 정상화에 따른 은행권 수신경쟁으로 4%를 넘는 예금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예금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차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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