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예고된 추락…논란은 진행 중
말 바꾼 ‘전면철거’에 입주예정자, 거센 반발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소송전…추가 소송 가능성도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국토교통부의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참사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여파다. 문제는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기존 발표와는 다르게 화정아이파크의 '부분 철거' 소식에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아울러 서울시의 8개월 영업정치 처분을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기약 없는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를 발표했다. 매년 건설업체의 시공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기초로 시공능력을 평가, 공시하는 제도다.
이날 발표에서 HDC현산은 1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4조9160억원으로 1년 새 24.7% 감소했다. 2014년(13위) 이후 약 9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5년 이후 꾸준히 10위권 안에 위치하며 2017년 8위까지 올랐던 명성은 온데 간데 사라졌다. HDC현산은 올해 시공실적만 10위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평가부문에서는 모두 10위권 밖에 위치했다.
HDC현산의 뒷걸음질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참사와 2022년 1월 광주 화정아이아크 신축공사에서의 붕괴 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화정아이아크 사고 이후 시공계약 해지와 분양 일정, 신규 수주 등에서 차질을 빚으며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2022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7.4% 줄어들었다. 지난달 26일 공시한 올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91.4% 감소한 57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HDC현산의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당장 화정아이아크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당초 회사가 얘기했던 '전면 철거'가 아닌 지상 1~3층을 남겨두는 '부분 철거'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 서구청은 지난해 10월 이런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고의로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부분 철거'에 입주예정자 반발…계속되는 서울시와의 소송전
앞서 정몽규 HDC회장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을 열고 "화정아이파크 8개 동 모두 철거하고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밝혔다. 철거 후 재시공에 드는 비용은 약 3700억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언론 대상 해체계획 설명회에서 회사는 철거 대상이 '지상 주거 부분'이라고 밝혔다. 8개동 1~3층에 대한 구조 안정성과 보수 용이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1층부터 고층까지 전면 철거되는 줄로 알고 있었던 입주예정자 입장에선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지난달 13일 개최한 입주자 대상 해체 설명회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1시간 만에 끝났다. 이에 HDC현산은 "소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며 "전면 철거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와의 소송전도 부담이다. 지난해 3월 서울시는 HDC현산에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렸다.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사고와 관련한 국토부 요청에 따른 결과다. HDC현산은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처분 취소소송으로 대응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관련 서울시의 행정처분은 1년5개월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HDC현산에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등 법이 정한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진행 중인 형사 재판 등의 결과를 보면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서울시의 추가 행정처분이 나올 경우 앞선 사례처럼 취소 처분소송을 취해 법정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업정지 처분 기간 동안 신규 영업이 중단되면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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