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도 무량판 방식이라는데…" 아파트 입주민 '부실공사' 불만 폭발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8.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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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비싼 아파트 팔고
AS엔 나몰라라 분통 터진다"
철근 누락 아파트 입주민들
"책임자 엄벌" 집단소송 추진

"우리 아파트도 무량판 방식으로 지었다는데 철근이 빠졌을까요.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걱정됩니다."(인천 A아파트 주민)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15곳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되며 '부실공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293곳도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차라리 부실시공을 못하도록 별도의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주(예정)민들의 요구가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빗발치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도 최근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침수 피해를 당하면서 안전에 대한 신뢰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경남 사천에서는 입주를 앞두고 누수, 창틀 뒤틀림, 찢어진 창호가 발견됐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런 상태로 지어놓고 어떻게 사용 승인을 받으려 하냐"며 공동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 강북의 B아파트 입주민들도 거실 문틀이 빠지고 깨진 욕실 타일과 천장 누수 사진 등을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100명 이상이 비슷한 하자를 시공사에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 예정자 C씨는 "대기업 건설사가 비싼 아파트를 팔아놓고 애프터서비스(AS)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면서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골조 내부에 어떤 부실시공이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1995년 붕괴 사고가 발생한 삼풍백화점이 무량판 방식으로 지어졌다는 게 알려진 뒤 이 방식으로 지어진 아파트 입주민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백화점과 같은 상가 건물은 기둥으로 설계한 무량판 방식으로 지으면 실내 공간이 넓어 매장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 공사 비용과 기간도 단축된다. 하지만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아파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다가 2017년 이후에야 지어지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문제가 발견된 15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 기둥을 추가로 시공하거나 기존 기둥에 하중 지지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보강 공사를 진행하라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무량판 구조로 건설된 민간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이 구조를 쓴 곳이 섞여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어떻게 점검할지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철근 누락이 확인된 단지 입주민들은 집단 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운정 공공주택 입주민은 "보수공사는 물론 입주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과 관련자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며 "분양가는 올랐지만 건설 관행은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건설업계는 하자보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하자보수에 대한 민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하자보수 쪽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처럼 자칫 전면 재시공을 해야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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