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탐욕 인플레’ 없다는 한은…“물가 상승은 수입물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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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물가 상승 요인을 분해해보니 기업의 가격 인상 및 이익 챙기기가 미친 영향이 미국·유럽 등에 비해 작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에선 기업이 제품판매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해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이른바 '그리드 인플레이션(greed inflation)'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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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물가 상승 요인을 분해해보니 기업의 가격 인상 및 이익 챙기기가 미친 영향이 미국·유럽 등에 비해 작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에선 기업이 제품판매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해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이른바 ‘그리드 인플레이션(greed inflation)’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1일 누리집 블로그에 올린 ‘기업 이윤과 인플레이션ː 주요국과의 비교’ 글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물가 상승에 대한 기업 이윤의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짚었다. 한은은 소비자 물가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명목 민간소비지출을 실질 민간소비지출로 나눈 값) 상승률에 노동자 임금(피용자 보수), 기업 이윤(영업 잉여), 정부 수입(세금) 및 수입 물가가 각각 영향을 미친 기여도를 구해 기업의 이익 증가가 실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는지 따져봤다.
분석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 상승률 4.4%(전년 대비) 중 기업 이윤의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측정됐다. 반면 수입 물가의 기여도가 4.4%포인트로 가장 컸고, 노동자 임금, 정부 수입 기여도는 각각 0.0%포인트, 0.2%포인트에 그쳤다.
이는 주요국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미국의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 상승폭(6.3%) 가운데 기업 이윤의 기여도는 3.7%포인트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유로지역(유로화 사용 20개국) 역시 지난해 1분기~올해 1분기 민간소비지출 디플레이터 상승률에서 기업 이윤이 차지하는 몫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는 ‘그리드 인플레이션’을 보고한 바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는 수입 물가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고 유로지역이나 미국과 달리 영업 잉여의 영향은 작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유로지역이나 미국에 비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을 적게 받아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기업의 가격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분석한 기업 이윤에는 지난해 전기요금 동결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한국전력공사 실적도 포함돼 있다. 한은은 “지난해 유가 및 천연가스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상승부담이 전기·가스요금에 적게 반영되면서 관련 공기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또 전기·가스·수도업을 제외해도 지난해 물가 상승에서 기업 이윤이 차지하는 몫은 유럽·미국보다 상당폭 낮다고 추산했다. 특히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 안정정책, 가계와 기업의 과도한 임금 및 상품가격 인상 자제 등 경제 주체들의 고통 분담이 수입 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물가가 큰 폭으로 뛰는 걸 막아낸 요인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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