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빅3, ESS 재탈환 시동 가성비·안전성으로 中넘는다
삼성SDI, 화재대응 능력 강화
SK온, 재생에너지 연계 주력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못지않게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세가 된 가성비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강화하거나 안전성을 제고해 고용량 수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전략은 '가성비'로 요약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을 선도하다가 중국 기업에 밀려 점유율이 4위로 추락했다"며 "전기차용 배터리와 다른 시장 특성을 감안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오던 국내 기업이 글로벌 1~3위 자리를 빼앗긴 이유는 LFP 배터리의 가성비와 안전성이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글로벌 ESS용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만 해도 55%에 달했다. 불과 2년이 지난 2022년 말 기준 양사 점유율은 각각 7.5%, 7.3%까지 떨어졌다. 빈자리는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글로벌 배터리 선두 기업인 중국 CATL은 ESS 시장에서도 43.4%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뒤를 BYD(11.5%), EVE에너지(7.8%)가 추격하고 있다. 4위 LG에너지솔루션과 5위 삼성SDI 뒤에 자리한 6~8위도 모두 중국 기업(REPT, 그레이트파워, 궈쉬안)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무겁고 저온에서 출력이 떨어지지만 주요 원료에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고 철을 사용한 덕에 가격이 낮다.
무거운 무게가 전기차용 배터리에서는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지지만, 한곳에 고정돼 있는 ESS에서는 단점이 부각되지 않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중국 난징에 있는 LFP용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ESS용 제품을 생산하는 한편, 북미 ESS 시장도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LFP 배터리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ESS 시장에서도 강점을 가진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계 ESS 배터리 시장이 LFP 배터리 위주로 재편된다지만 여전히 부피 대비 용량은 삼원계 배터리가 월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는 삼성SDI는 ESS용 제품으로 각형 배터리 중심의 전략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아직 ESS보다는 전기차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ESS용 제품도 일부 생산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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