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악한 퀀텀닷TV…LG, 2위로 도약
LG, QD-LCD 진출 2년만에
中기업 제치며 점유율 17%
삼성은 OLED TV 뛰어들어
10%대로 시장 안착에 성공
TV시장의 양대 축인 삼성과 LG가 극심한 불황 터널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의 주력 분야까지 침투해 입지를 키우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영역파괴 전략은 올 2분기 깜짝 실적까지 이끌어내면서 성과를 입증했다.
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 퀀텀닷(QD) LCD TV 부문 집계에 처음으로 포함되면서 바로 세계 2위(점유율 17.5%)에 올랐다. QD LCD TV는 LCD 패널에 QD 필름을 입힌 프리미엄 모델이다. 기존 LCD 패널보다 명암비와 색감 표현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원래 이 분야의 절대강자는 삼성전자였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다. 하지만 LG전자가 2021년 'QNED'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하면서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출 2년 만에 전 세계 기준 6개 시리즈 22개 모델로 확대하면서 중국 기업들을 제치고 바로 2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214만7000대를 출하해 QD LCD TV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전년 동기보다는 약 15% 감소했다.
LG전자는 후발주자지만 퀀텀닷 필름과 더불어 나노셀(Nanocell) 물질까지 활용하면서 풍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LG전자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OLED TV를 출시했다가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문제로 들면서 주력 모델을 LCD로 선회했다. 이후 LCD 패널을 기반으로 한 QLED TV 라인업을 주력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에서 OLED TV를 선보이며 전략을 선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 TV를 55·66·77인치로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83인치까지 상용화를 위한 전파 인증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77인치 초과 패널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까지 선택했다. 경쟁사의 손을 잡으면서까지 OLED TV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공격적인 진출로 삼성전자는 출시 1년 만인 올 1분기 OLED TV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면서 톱3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도 프리미엄급 수요는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에 상대방 프리미엄 주력 모델에까지 진출해 시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필사의 노력은 실제로 양사 실적 발표에서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 부문의 매출이 14조3900억원, 영업이익이 740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배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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