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도 힘든 불반도 폭염경보 4년만에 '심각'
온열질환자도 1천명 넘어
태풍 '카눈' 북상 영향으로
뜨거운 공기 유입 첩첩산중
전국에 살인적 폭염이 지속 중인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1일 오후 6시부로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폭염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구분되는데 폭염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심각 단계는 전국 180개 특보 구역의 40%인 72개 이상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10%인 18개 이상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인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행안부는 지난 7월 1일자로 폭염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기온이 급등하자 중대본을 가동하고 범정부적 차원에서 폭염 피해 예방에 나선 것이다.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온열질환 환자 수가 증가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환자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발생한 온열 질환자가 총 1191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환자 수를 비교하면 2019년 613명, 2020년 387명, 2021년 973명은 물론 지난해 1051명보다도 140명 많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국민행동요령에 따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숨이 턱 막히는 '습식 사우나' 같은 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까지 뜨겁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불어넣으면서 더욱 끓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3일 동중국해까지 북상한 뒤 장기간 이곳에 정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태풍 진행 방향인 북서쪽 대기 상층에서 반시계 방향의 저기압 소용돌이에 막혀 예상 진로가 변경됐다. 이로 인해 태풍의 이동 속도가 줄어들었고 이동 방향도 서쪽보다는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다.
문제는 카눈이 3일께부터 대만 북동쪽 동중국해에 정체하면서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어 무더위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한반도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부는 고온다습한 공기와 티베트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오는 고온 건조한 공기로 인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까지 더해지면 폭염이 더욱 강해지고 지속될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11일까지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에 달하고 도심지와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나은 기자 /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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