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인플레와 싸우는데 중국은 ‘나홀로 디플레’ 걱정

유병훈 기자 2023. 8. 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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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에 매달리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오히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징후가 전역에 걸쳐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WSJ는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심화하는 큰 이유로 가라앉은 소비 지출을 꼽았다.

WSJ는 디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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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상가 /AP=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의 싸움에 매달리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오히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징후가 전역에 걸쳐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30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철강·시멘트·화학제품 등 중국 공장이 만들어내는 각종 제품의 가격은 지난 몇 달간 하락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동시에 설탕·계란·의류·가전제품 등의 상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소비자 물가도 보합세를 보였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에 그쳤고 2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7%대 초반)보다 낮은 6.3%에 그쳤다.

WSJ는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이 심화하는 큰 이유로 가라앉은 소비 지출을 꼽았다.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서구의 수요 덕분에 급증했었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 생산자 물가는 지난 2020년 초부터 지난해 4월 정점까지 12% 올랐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중국 정부의 방역 봉쇄 해제와 서방의 수요 감소로 작년 하반기부터 꺾였다. 공장들은 서방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을 늘렸다가 지금은 과잉 생산에 직면했다. 업체들이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가격 하락 압력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세계 에너지와 식품 가격도 이전보다 약세를 보이는 데다, 중국업체와 테슬라 등의 경쟁으로 인해 자동차 가격도 하락 중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대규모 적자 재정 정책 도입을 꺼리고 있고, 가계와 기업의 경우 이미 빚이 많아 신규 대출을 떠안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지난달 31일 당국이 내수 소비 촉진을 위해 유급휴가제 전면 시행, 관광 활성화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양책 실시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안 그래도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정부에 떠넘길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재탕 대책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현금성 지원을 통한 직접적 소비 촉진이 아닌 우회적 접근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즉각적인 지표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WSJ는 디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속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영향은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과거 일본의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중국처럼 당시 일본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기업과 가계는 부채를 갚기 위해 지출을 크게 줄여야 했다. 일본은 지난 1995년쯤 디플레이션이 처음 나타났고, 2008∼2009년 금융위기까지 지속됐다. 지금도 일본은 높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하고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올해 말 성장 동력을 되찾는다면 추가 디플레이션은 피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는 연말쯤 인플레이션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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