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시작한 국회의원 '코인 전수조사'…배우자 공개 두고 '또 미적'
의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까지 기술에
與 "권익위, 정보 제공하라 할 입장 아냐"
野 "당초 결의안과 취지 안 맞아"
여야, 범위·기간 최종 결정해 이번주 동의서 수렴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회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가상자산(코인)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양식을 받아 뒤늦게 전수조사에 관한 논의에 착수했으나 ‘공개 범위’를 두고 여전히 설왕설래 중이다. 권익위는 배우자 등까지 공개 범위로 제시했으나 여야가 배우자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까지 공개하는데 난색을 표하면서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위 내용이 담긴 동의서 양식과 관련해 “국회의원이 모범적이고 선제적으로 정당 간의 협의를 통해 정보 제공 및 조사 범위 등을 통보해 줄 텐데, 권익위가 ‘누가 누구 정보를 제공하라’고 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가상자산 전수조사 개인정보동의서를 이번 주 내로 취합할 것”이라며 “양식과 관련해 실무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마치 우리당이 가상자산 조사에 동의하지 않는 것처럼 집요하게 이틀이 멀다하고 공세를 펼쳤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현실적으로 자진신고도 있었고, 공직자윤리법 상 등록하도록 법 개정도 이뤄졌다. 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당연히 (공개)해야 하고 권익위와 협의해 구체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하는 게 합리적인데, 이를 진행할 생각은 안 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삼는 그런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도 국회의원 배우자의 가상자산 공개에 대해서는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의 동의서 양식은 민주당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측면이 있다. 의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조사 등도 포함되는 양식”이라며 “당초 국회에서 통과된 결의안의 취지와 맞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어떤 범위로 동의하는지에 따라 권익위의 업무 범위가 정해진다”며 “필요하면 여야가 협의해서 양식을 수정하는 방안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국회는 지난 5월 ‘김남국 코인 보유·거래 사태’ 이후 국회의원 전원이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자진 신고하고, 권익위의 가상자산 현황 조사에 동의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후 여야가 두 달 가까이 권익위에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기에 구체적인 공개 범위를 놓고 결정을 하지 못하면서 정치권의 전수조사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여야는 동의서 양식을 최종 검토해 ‘배우자 가상자산’ 보유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가상자산 공개 범위를) 가족까지 확대하는 것은 법적 의무가 아닌데 권익위에서 이런 동의를 강제로 하느냐”며 “기간과 범위 등을 조만간 최종 결정해 의원들에게 동의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도 “법적인 고시 의무가 없기에 본인만 해도 되고, 배우자까지 서명해도 되고, 배우자까지 공개할 사람은 해도 된다”면서 “내부에서 최종 논의를 거쳐 범위를 결정할 것이지만 배우자 가상자산 공개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어렵다고 명확하게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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