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마다 '멈춰야 산다'…'36도' 찜통더위에 시달린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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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가 없죠.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그냥 샤워 한 번 더 하면 그만이지만,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은 견디기가 더 힘든 거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공원에서 만난 A(77)씨는 냉수에 기대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가급적 실내에 있으려 한다는 70대 양모씨는 "10분도 안되는 시간인데 나오자마자 답답하다"면서 "더워서 그냥 잠도 못자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기상청은 이러한 '찜통 더위'가 오는 1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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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가 없죠.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그냥 샤워 한 번 더 하면 그만이지만,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은 견디기가 더 힘든 거죠."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공원에서 만난 A(77)씨는 냉수에 기대 더위를 달래고 있었다. A씨는 시원한 물을 떠와 공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CBS노컷뉴스 기자에게 물을 건네기도 했다.
공원 곳곳에서는 폭염과 씨름하는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은 한 노인의 등 뒤에는 배낭 모양대로 땀자국이 자욱하게 남아 있었다. 한 노인은 100m쯤 되는 오르막을 오르면서 나무 그늘이 있을 때마다 꼬박 멈춰 서 숨을 돌렸다.
김모(87)씨도 얼음물을 곁에 두고 잠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김씨는 연신 땀을 닦아냈지만 속절없이 땀방울은 계속 흘러내렸다. 입고 있던 7부 바지는 허벅지 위쪽까지 반쯤 걷어부쳤다.
흰 수염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던 김씨는 "공원 바로 건너편에 살지만, 도로 하나 건넜을 뿐인데 땀이 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을 흘린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 대부분 무더위쉼터, 노인정에 갔다"고 덧붙였다.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노인정(무더위쉼터)에서는 노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집에서 버티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에, 다들 '무더위 쉼터'에서 더위를 식히다가 점심식사를 하러 향하던 길.
가급적 실내에 있으려 한다는 70대 양모씨는 "10분도 안되는 시간인데 나오자마자 답답하다"면서 "더워서 그냥 잠도 못자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얇은 긴팔 상의를 입고 있던 양씨의 양 소매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았다.
최근 찌는 듯한 더위가 지속되는 건, '아열대 고기압'과 '태풍 카눈' 때문이다. 당분간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성질의 아열대 고기압 영향권에 머물어 높은 기온과 습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카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동중국해에 정체하는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고온의 수중기를 불어 넣어, 폭염과 열대야가 강화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야외노동자들은 작업장에서 충분히 물을 마시고,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야외 작업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농촌에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만큼, 장시간 농작업과 나홀로 작업, 비닐하우스 작업 또한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러한 '찜통 더위'가 오는 1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한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도, 충청권, 전라권 5~60mm, 2일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 5~40mm다. 오는 3일에는 시간당 30mm 안팎의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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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민소운 기자 soluck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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