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신 日 택한 램리서치 주가 '승승장구'
올해 들어서 주가 73% 급등
'반도체 검사' KLA도 35%↑
지난해 미국 정부의 중국향 수출 규제에 실적 우려가 커졌던 자국 첨단 반도체 장비 기업이 수출국과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올해 들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올해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램리서치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 램리서치는 반도체 웨이퍼 식각 공정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램리서치 EPS를 5.11달러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98달러를 기록한 것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46억4000만달러에서 32억1000만달러로 감소했지만 실적 내용은 좋아졌다는 평가다.
2분기 램리서치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전년 동기(31%)보다 줄어들었다. 그 대신 일본 매출 비중이 6%에서 10%로, 대만 비중이 19%에서 20%로 커졌다. 여전히 중국이 가장 높은 매출액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아시아에서 대안처를 찾아 꾸준히 실적 비중을 늘리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같은 기간 파운드리향 매출이 오르면서 메모리 반도체 매출 감소 영향을 상쇄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램리서치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향한 수출액은 27%로 전년 동기(54%)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5억달러에서 8억6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반면 파운드리 매출은 같은 기간 11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늘면서 비중이 26%에서 47%로 증가했다.
램리서치 주가는 올해 들어 73% 상승했지만 주가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주목받는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를 만들기 위해서는 램리서치가 기술력을 보유한 식각 공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친 스티펠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HBM은 AI 발전 기대감에서 저평가된 영역"이라며 "램리서치는 HBM으로 촉발된 D램 성장의 수혜를 장·단기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계측·검사 부문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KLA도 연중 주가가 35% 상승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KLA 역시 램리서치와 함께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규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를 산 기업이다.
KLA는 2023년 4분기(4~6월)에 오히려 중국 매출액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자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LA의 해당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매출액 비중은 30%로 전년 동기(29%)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대중 규제 품목이 아닌 구형 공정에 쓰이는 장비 수요 증대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재가 더 강화되기 전에 미리 장비를 확보하려는 (중국의) 수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LA 역시 AI발 반도체 미세화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AI용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수율을 높이려면 KLA의 고성능 검사 장비가 필수적"이라며 "첨단 공정 장비를 확충하려는 반도체 기업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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