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가격 뛰어도 탄산은 못 끊어"… 코카콜라·펩시 실적 '탄탄'
북미지역 매출 두 자릿수 껑충
2분기 실적 전망치 뛰어넘어
코카콜라, 남미서 매출 25%↑
10% 인상에도 판매량 증가세
'51년연속 인상' 고배당 매력도
지난해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금리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을 때 두 거대 음료수 회사인 코카콜라(티커명 KO)와 펩시코(PEP)는 원재료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렸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필수소비재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는 탄산음료와 스낵 가격 인상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강달러 현상은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실적이 나오자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수요도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3일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펩시코는 순매출이 223억달러(전년 대비 10.4% 증가),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09달러(전년 대비 13.2% 증가)로 컨센서스인 217억달러와 1.96달러를 모두 뛰어넘었다. 제품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15% 인상됐기 때문에 판매량이 2.5% 감소해도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펩시코는 펩시콜라 외에도 레이 감자칩,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과일주스 등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코카콜라에 비해 식품 비중이 높다.
2분기 들어 외부 활동이 증가하며 북미 지역에서 스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음료는 10.4% 늘었다. 탄탄한 소비자 수요에 대한 자신감으로 펩시코는 이번 실적 발표 때 2분기 연속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1분기 때는 8%로 잡았는데 이번에 10%로 높였다. EPS 증가율도 7%에서 10%로 높여 잡았다.
코카콜라는 2분기 순매출이 119억7000만달러(전년 대비 5.7%), 조정EPS는 0.78달러(전년 대비 11.4% 증가)였다. 제품 가격이 10% 높아져도 판매량을 유지했기 때문에 컨센서스 순매출 117억4000만달러, 조정EPS 0.72달러를 모두 상회했다. 지역별로 보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러시아 경제 제재의 영향으로 러시아 지역 매출은 부진했으나 인도와 브라질에서 상쇄했다.
코카콜라 역시 2분기 상향된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기존 7~8%에서 8~9%로 소폭 상향했으며 EPS 증가율 역시 기존 4~5%를 5~6%로 높여 잡았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우리의 견조한 첫 반기 실적과 우리 회사의 회복력을 감안해 올해 실적 가이던스를 올렸다"고 말했다.
견조한 수요 외에도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60년 된 미닛메이드 리브랜딩을 진행하는 등의 경영 측면 개선도 코카콜라의 2분기 실적에 기여했다. 북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고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는 경영 효율화로 높은 마진율을 유지한 것이다.
또한 가격을 패키지별로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해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을 낮추기도 했다. 다만 작년부터 가격 인상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올해 추가로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 이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약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미 외 지역에서 코카콜라나 펩시코 제품 체감 가격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격 인상이 매출과 이익에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실적 발표 때 라몬 라과르타 펩시코 CEO는 "저소득 소비자들이 가용 예산 내에서 소비하기 위해서 싼 타 브랜드 식품을 소비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비 증가도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이다.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전통적인 고배당 종목으로도 유명하다. 펩시코는 올해 배당금을 10% 인상된 주당 5.06달러라고 밝혀 51년 연속 배당금을 늘렸다. 펩시코는 총배당금 67억달러에, 자사주 매입 금액이 약 10억달러로 총 77억달러를 주주 환원 재원으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펩시코의 배당수익률은 2.67%, 코카콜라는 2.94%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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