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 문턱 낮춘다…벤처·금투업계 반응 엇갈려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금융당국이 기술특례 상장 문호를 넓히는 개선 방안을 발표하자 바이오, 벤처, 스타트업 업계는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기술특례상장 문호를 넓히는 상장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금융위는 상장 신청단계에서 '초격차 기술특례'를 신설해 딥페이크·딥사이언스 등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첨단·전략기술 분야 기업 중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에 대해 단수 기술평가를 허용한다.
초격차 기술특례 대상기업의 경우 중견기업이 최대 출자자여도 기술특례상장 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하나의 특례 유형 내에서도 중점 심사항목을 다르게 정할 수 있는 등 복잡하게 운영되던 기존 제도도 손질하기로 했다. 기술력 있는 기업은 '혁신기술 트랙'을, 사업모델이 차별적인 기업은 '사업모델 트랙'을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심사 단계에서도 특례상장을 추진했던 기업이 기술성이나 사업성 외의 사유로 상장에 실패한 기업들이 상장에 재도전할 경우 '신속심사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술평가 부담을 완화하고 심사 기간도 45일에서 30일로 단축했다.
금융당국의 이와 같은 결정에 벤처·스타트업 업계와 한국바이오협회가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날 벤처·스타트업 업계는 "첨단 분야 회수시장을 활성화함으로써 모험 투자시장의 활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번 기회를 통해 첨단기술분야·벤처기업의 동반 성장을 기대하며, 벤처기업들이 적시적기에 자본을 공급받고 혁신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생태계 순환시스템 구축을 위한 다양한 회수지원 ▲민간자금의 모험자본시장 유입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 또한 "최근 글로벌 긴축기조·경기 둔화 추세인 가운데 혁신기업 상장 활성화를 통해 모험자본이 투자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견지하고자, 민관 합동으로 신속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업계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비우수업체 선별을 유도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사후관리 조치를 강화했는데, 책임을 증권사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더불어 상장까지는 평가기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많은 이들의 견해가 들어가지만, 부담은 증권사만 안게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개정안 중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 상장 이후 2년 내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등 부실화될 경우, 해당 기업을 주관한 증권사는 향후 기술특례 상장을 주관할 때 6개월의 풋백옵션(환매 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
풋백옵션은 상장 이후 일정 기간까지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떨어지면 공모주 일반투자자가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권리다. 기술특례 상장의 문턱을 낮췄지만, 이로 인한 피해가 투자자에게 생기지 않도록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주주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기술특례 상장이라고 상장사의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측정하기도 어렵다"며 "기술특례 상장 기업의 부실화를 해결하기 위해 주관사의 책임만 강화한 것은 명확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고 짚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발표한 이번 개편안이 향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평가기관의 전문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전지, 바이오 등 특정 산업군이 주목받고 있을 때 관련 업종의 특례상장만 허용하고 산업군 섹터가 주목받지 못하면 특례상장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정 섹터의 유행에 맞춰 특례상장을 허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황에 따라가지 말고 기술특례 상장할만한지에 초점을 두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낮추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중요한 것은 특례상장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 주관사에서 평가하라는 것인데, 그 전에 평가기관도 전문성 있게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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