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에 벤츠·BMW 대신 “왜?”…3분이면 품절, 1년 줄서도 산다는 볼보 [최기성의 허브車]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8.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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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연속 ‘1만대 클럽’ 진입
올상반기, 전년비 20.7%↑
현재 4위, 3위 아우디 위협
크기·가격에 차별없는 안전
볼보 XC40 충돌테스트 [사진출처=IIHS]
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은 일본 브랜드에 이어 독일 브랜드가 장악했다. ‘독3(독일 3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다. 급성장 중인 포르쉐까지 포함하면 ‘독4’가 된다.

‘독3’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 비 독일계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스웨덴 출신인 볼보다.

볼보 XC40 한정판, 3분 만에 완판
벤츠 E클래스(왼쪽)와 볼보 S90 [사진출처=벤츠, 볼보]
판매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볼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수입차 성공 지표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8463대를 판매하며 BMW(3만8106대), 벤츠(3만5423대), 아우디(9636대)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5년 연속 1만대 클럽 기록도 사실상 달성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가 전년동기보다 0.2% 감소했지만 볼보는 20.7% 증가했다.

BMW는 1.5%, 아우디는 13.8% 각각 늘었고 벤츠는 9.6% 줄었다. 이 같은 증가세라면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독3’ 구도를 깰 수도 있다.

다크호스 수준을 넘어 독일계 차종을 대체할 수 있는 비독일계 대표주자도 됐다.

3분 만에 완판된 볼보 XC40 세이지 그린 [사진출처=볼보]
현재 볼보 차량은 지난해 반도체 대란이 일으킨 심각한 출고대란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1년 가량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다.

간혹 즉시 출고가 가능한 한정판이 나오면 ‘샤넬 오픈런’ 뺨치는 구매경쟁이 발생한다.

지난달 25일 출시된 한정판 모델인 볼보 XC40 세이지 그린은 ‘샤넬 오픈런’을 뛰어넘었다. 5000만원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3분 만에 국내 배정물량 25대가 모두 완판됐기 때문이다.

볼보 S60 R디자인이 지난 2021년 12월 세운 ‘15분 완판’ 기록도 깼다.

볼보 사전에 “안전 차별은 없다”
볼보 XC90 자료 사진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볼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안전과 혁신에 있다.

볼보는 기적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안전 대명사’다. 태생부터 그렇다. 안전은 볼보의 운명이다.

볼보는 사소한 실수로도 목숨을 잃는 춥고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사람 살리기’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자동차 브랜드로 출발했다.

볼보는 1927년 태어났다. 창립자인 아사르 가브리엘손과 구스타프 라르손은 독일·프랑스·영국에서 만든 차는 겨울이 길고 추운 데다 지형까지 험한 스웨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사소한 사고나 고장도 운전자와 탑승자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여겼다.

화려하고 폼나는 디자인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안전’에 집중한 이유다. 그 결과 ‘볼보=안전’이라는 등식이 생겼다.

볼보 XC90 충돌테스트 [사진출처=IIHS]
볼보는 안전기술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선점했다. 시티 세이프티(긴급 제동 시스템), 3점식 안전벨트, 부스터 쿠션(자녀 키 높이에 따라 시트를 조절하는 장치) 등은 볼보가 세계 최초로 차에 채택한 안전 시스템이다.

볼보는 안전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 이윤에 상관없이 볼보 차는 작더라도 안전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적용했다.

볼보는 ‘가족 안전’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운전자들을 사로잡았다. 볼보의 안전기술은 사고를 예방해 사람뿐 아니라 자동차도 지켜줬다.

볼보는 독보적 안전성을 무기로 1990년대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 BMW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톱3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 맞춤 사양·서비스로 인기
15분만에 완판된 볼보 S60 R디자인 [사진출처=볼보]
볼보는 안전에만 목매다 2000년대 프리미엄 수입차 경쟁구도에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투박해진 디자인으로 감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나이 먹은 사람이나 타는 차’라는 오명도 덧쓰게 됐다.

와신상담. 볼보는 세련미와 모던한 감성을 담은 진화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을 적용했다. 하지만 안전은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진화시켰다.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볼보가 내놓은 차들은 안전성은 물론 디자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판매대수도 증가했다.

볼보는 국내에서도 2010년대 중반부터 안전과 세련된 스타일은 물론 스웨덴·영국·독일 판매가보다 낮게 책정한 착한 가격, 수입차 브랜드 최고 수준의 보증 서비스를 앞세워 ‘품절 행진’을 이어갔다.

볼보는 2015년에는 업계 최장 5년 10만km 워런티 및 메인터넌스, 2016년에는 볼보 개인 전담 서비스(VPS), 2020년에는 평생 부품 보증제도, 2021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고전압 배터리 보증 무상 확대 등을 도입했다.

한국 소비자를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통합형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도 내놨다.

볼보 사고 안심 케어 서비스 [사진출처=볼보]
결과는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 인사이트가 진행한 ‘2022 자동차 기획조사‘ 중 제품 만족도(TGR)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또 2년 연속 수입차 잔존가치 1위도 기록했다. 잔존가치가 높으면 중고차로 팔 때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신차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볼보는 라인업도 친환경이다. 지난 2017년 ‘탈 내연기관’을 선언한 뒤 2020년 9월부터 가솔린·디젤 모델은 팔지 않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차종 모두는 마일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안전, 성능, 품질 등에 모두 공들이고 한국 맞춤 서비스까지 펼친 결과, 국내에서 볼보는 ‘독3’를 위협하는 비독일계 대표 프리미엄 차종이 됐다.

덩달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그룹 내 위상도 높아졌다. 2013년 28위에서 지난해에는 9위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을 제쳤다. 현재 현지 전략형 모델이 집중 판매되는 중국 다음으로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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