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공세와 ‘10월 퇴진설’ 속 휴가 돌입한 이재명···<D.P. 2> 시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여름 휴가에 들어갔다. 검찰이 민주당 출신 의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이 대표 영장청구도 만지작거리며 당의 ‘사법 리스크’가 증폭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 대표는 복잡한 심경으로 휴가 기간 대응 방향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수도권 근교를 찾아 여름 휴가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말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에는 별도의 여름 휴가를 보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휴가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추천받은 책 <같이 가면 길이 된다>와 도올 김용옥의 <난세일기> 등을 읽고,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2>를 시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반기 정국 구상의 시간을 가진다”고 전했다. 오는 2일과 4일 당 최고위원회의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주재한다.
휴가를 간 이 대표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의 사건 수사 속도를 높이며 오는 8~9월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지금 두 가지 사건이 한 번에 굴러가고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검찰이) 영장 발부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한꺼번에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무적으로 여권에 좋을 때가 언제냐. 추석 밥상에 민주당의 도덕성이 올라가서 (국민이) 왈가왈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월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검찰이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하려고 그 즈음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이날 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이 사건과 관련한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도 재부상했다. 검찰이 돈 봉투를 주고받았을 것으로 파악한 다른 의원들을 추가로 공개하고, 송영길 전 대표 수사를 본격화하면 도덕성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각종 실책에도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도 민주당의 고민거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에게 실시한 7월4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같은 기관의 3월 1주차 조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기대 이상의 혁신안을 내놓기는 커녕 노인 비하 발언 논란 등 실언을 거듭하며 당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대표의 정국 구상에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이 대표의 ‘10월 퇴진설’에 대해 “지라시 수준의 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 분열상 및 검찰 공세, 지지율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거취 문제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이낙연계인 신경민 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8월 위기설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대표직 문제는 (이 대표가) 언제든 카드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이재명계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구속영장을 통해 이 대표를 어떻게 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빨리 포기하는 게 좋다”면서도 이 대표의 자발적인 거취 변동 가능성에 대해 “얼마든지 나중에 고민해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상황을 보니까 다른 방식으로 총선을 지휘하는 게 낫겠다랄지, 총선을 뛰기 위해 당을 이렇게 운영하는 게 낫겠다랄지, 그런 선택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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