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BOE 특허침해” 삼성 소송전 격화…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옥기원 2023. 8.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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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드(OLED)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과 중국 비오이(BOE)의 법적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비오이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면서 비오이 디스플레이 패널 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에, 미국 유통사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한 중국산 올레드 패널을 수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조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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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레드(OLED)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과 중국 비오이(BOE)의 법적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삼성은 비오이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특허침해 소송을 벌이면서 비오이 디스플레이 패널 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엘지(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 등이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디스플레이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오이와 벌이는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해 “자사 지적 자산에 대한 도용 및 침해 행위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해 법적 제재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진행 중인 특허침해 소송뿐 아니라 ‘공급망 배제’ 같은 방안까지 동원해 지적 자산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비오이 특허 갈등은 지난해말 시작됐다. 미국 아이폰 사설 수리 업체들이 애플 아이폰에 장착된 삼성 정품 올레드 대신 중국산 가품 패널을 사용한 게 발단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에, 미국 유통사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한 중국산 올레드 패널을 수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조사를 신청했다.

비오이는 지난 5월 중국 충칭 제1중급인민법원에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반격했다. 제소 대상엔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포함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올레드 패널 구조 관련 특허를 침해했고, 삼성전자가 해당 패널을 탑재한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비오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아이폰12 이후 모델에 들어가는 자사 올레드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핵심 특허인 ‘다이아몬드 픽셀’ 등도 침해 기술에 포함시켰다. 이는 패널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로, 2013년 갤럭시에스(S)4 시리즈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술 기업들의 특허 침해소송은 경쟁사 특허를 피해 회피설계를 하거나 기술을 변형해서 특허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중국에서 진행되는 재판의 변수를 세밀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비오이(BOE) 로고. 비오이 누리집 갈무리

업계에선 삼성이 법적 대응과 함께 공급망 배제를 통해 비오이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텔레비전·스마트폰 등에 장착하는 패널을 비오이에서 대량 구매하는 ‘큰 손’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텔레비전용 엘시디(LCD) 패널의 10.9%를 비오이에서 받았다. 이번 갈등을 계기로 비오이 패널 구매량을 줄이면서 한국·일본·대만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삼성과 엘지의 ‘디스플레이 동맹’도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올레드 텔레비전 83형(인치)에 이어 77형 패널도 엘지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는 등 협업을 확대했다. 이에 엘지디스플레이가 만든 엘시디 패널 공급 비중도 2021년 2%가량에서 올해는 10% 안팎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익명을 요청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엘지디스플레이가 엘시디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어 비오이 물량을 그대로 흡수하긴 어렵다. 일본 샤프나 대만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엘시디 공급망이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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